성조사개요(창세기 12~50장)
구약의 역사는 기원전 185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우르(Ur)라는 곳에서 부름을 받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때는 이미 신석기 시대를 지난 청동기 시대였고 에집트에서는 피라밋 시대가 지난 때였다. 성서는 성조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역사에 개입하시는 하느님, 역사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성조(聖祖)란 으뜸가는 아버지, 두목, 거룩한 조상이라는 뜻으로서 좁은 의미로는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을 가리킨다. 그러나 넓게는 앞의 세분 성조와 요셉을 비롯한 야곱의 열두 아들을 포함한다.
요셉의 이야기는 성조시대와 출애급시대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요셉 설화는 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로 이주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며 성조들의 가족역사에서 이스라엘 민족사로 발전하는 교량과 같다.
이 성조 설화는 축복, 족보, 어원의 설명 등 다양한 문학 유형으로 표현된 전승이다. 인간의 특성을 강조하는 이 설화는 수세기에 걸쳐 구전과 기록의 형태로 보존되고 전승되어 온 성조들의 가족 회고록이다. 그러나 성조사를 역사에 관한 연대기적 기록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특별한 종류의 역사인 성조사는「하느님의 목적과 업적」이라는 용어로 기술된 사건 중심의 구세사인 때문이다. 이 성조사에서 반복하여 강조하는 점은 지휘자 하느님의 손길이다.
성조사의 연구
성조들과 성조들을 중심으로 한 여러 사건의 역사성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들은 성서 자체의 연구와 고고학 등 일반 학문의 연구 결과로 해답을 얻게 되었다.
성서는 성조들이 역사적인 실재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을 성서의 여러 곳에서 확실하게 기술한다. 또한 고대의 문헌, 어원학, 문학, 종교, 제도, 계약 등에 관한 인류학적인 연구의 결과도 성조들의 역사성을 입증해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성조들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고고학의 발달에 힘입은 바가 크다. 고고학의 연구는 성조사에 나오는 이야기 풍습, 법률, 지명, 인명 등이 실재했음을 확증해 주었다.
또한 아브라함과 그 직계자손에 대한 기록에 믿을만한 근거를 제공한다. 특히 옛 도시인「마리(Mari)」와「누주(Nezu)」의 발굴은 성조사 연구에 큰 빛을 주었다. 이 발굴에서 성조사에 나타난 이름들이 쓰여진 구운 벽돌판이 나왔다. 그 외에도 창세기의 사건과 비슷한 여러 가지 사건이 기술된 벽돌판들이 발굴되었다. 위의 두 도시뿐 아니라 고대 바빌론가나안, 에집트 등지의 사료들도 성조사를 확인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이상 여러가지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기원전 2천년에서 1천 5백년 사이의 근동지방의 역사, 문화, 사회는 유사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성조들의 이야기는 종교사학자나 고고학자들에게 항상 흥미 있는 연구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성조사를 신앙의 차원에서 대하는 우리들은 이를 통하여 풍부한 영성을 호흡하게 된다.
성조들의 하느님
성조들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 형태로 성조들에게 나타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강조한다. 이 현존은 단순히『야훼께서 나타나셨다』는 말로써 표현되고 때로는『야훼의 말씀』자체로도 나타난다. 이 하느님의 현존은 꿈으로 계시기도 하고 야훼의 천사 또는 나그네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보통 알아보지 못한다. 이 이야기들은 그 근원이 어떠하든 성조시대에 있어서 하느님과 인간과의 끊임없는 만남을 생생하게 말해준다.
성조사에 계시된 다음과 같은 하느님의 이름은 성조들의 역사적 경험과 그들의 하느님 체험을 알려 주고 있다. 성조사에서는 하느님을 엘(El=최상의 하느님)엘 솨다이(El Shaddai=전능의 하느님)엘 울란(El Olan=산의 하느님)엘 엘욘(El Elyon=영원한 하느님)엘베텔(El Bethel=가장 높으신 하느님)야훼 이레(=야훼의 산에 장만되어 있다 22ㆍ14)인 하느님, 나보르의 하느님이며 아브라함의 하느님(31ㆍ53)이사악의 두려움이신 분(31ㆍ42)야곱의 능하신 분(49ㆍ24)등으로 부르고 있다. 이 모든 명칭은 하느님과 어떤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를 시사해 준다. 성조들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하느님과의 개별적인 관계나 계시는 그들 종교 체험의 순수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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