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3월 16일、46명의 우리 순례단은「카이로」「예루살렘」「로마」등 10개국을 돌며 조선천주교회 창립 선열들의 시성시복을 빌고 교황성하의 내한에 안보를 기도하고 4월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순례도중 1984년 3월 30일에는 「로마」4대성전의 하나인 성모대성전을 순례하였다. 이 성모대성전은 1백53년 전 교황「그레고리오」16세 성하께서「北京」교구로부터 조선교구를 독립、설정해주시고 바르톨로메오ㆍ브뤼기에르 신부를 조선교구 교구장으로 임명하신 바로 그 성전이다. 그 당시 그레고리오 16세 성하께서는 조선성교회 대수호자(주보)로「원죄 없으신 성모마리아」를 정해주셨다. 원죄 없으신 성모마리아! 어쩌면 2백년전부터 아름다운 연결을 가졌을까? 왜냐하면 이승훈씨가 1884년 2월 24일「北京」북당주교좌 성당에서 루이 드 그라몽(예수회)신부에게 베드로를 영명으로 영세한 그대 성당도「원죄 없으신 성모마리아」대성당 이었기에 말이다. 우연의 일치보다도 신비스런 성모님의 섭리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로마」의 7개 구릉 중에 하나인「에스꿀리노」언덕이라는 곳이 있다. 이 언덕이 우리한국 천주교회하고는 영원히 계속되는 언덕이다. 왜냐하면 성모대성전이 이 언덕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성모대성전이 역사를 더듬어 본다.
3백53년부터 66년까지 13년간 교회를 통치하신 리베리오 교황시대때 「로마」에 아주 지체높은 귀족 요안이라는 부부가 있었다. 아쉬울 것 없는 그들에게는 늘 먹구름이 휘몰았으니 그것은 일점의 혈육이 없었던 까닭이었다. 인생 일흔 고래희라 하였거늘 그들에게도 마지막시각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재산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태산 같았다. 마침내 그 부부는『모든 재산을 성모마리아께 봉헌하고 죽겠다』고 성모님께 허원을 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봉헌해야 할지 다시 근심에 빠져있었는데 어느 날 밤、비몽사몽간에『요안아! 듣거라 저「로마」의 「에스꿀리노」언덕을 가봐라! 뺑 둘러가며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 덮힌 자리가 있을 것이니 그 자리에 나의 성당을 세워다오』라고 하셨다. 때는「로마」에서 제일 더운 8월 25일 밤이었다.
정신을 차려 부부가 나가보니 오뉴월 열천에 그 언덕 둘레에는 하얀 눈이 쌓여 있지 않은가? 깜짝 놀라 부부는 당시 리베리오 교황께 알현하고 사실을 얘기하자마자 『응! 나도 똑같은 현시를 봤다. 성모님께서 그 자리에 성모성당을 지어달라고 요안부부에게 일러주라고 하셨다』고 말씀하시지 않는가? 교황을 모시고 부부는 언덕을 둘러보니 꼭 성당 지을 만큼 눈이 내려 삼복더위에도 녹지 않고 쌓여있었다.
즉시 대공사를 착수하여 이윽고 이듬해인 3백30년에 완공돼 리베리오성하께서 친히 축성식을 집전하였다.
그리고 이 성전을「성모설지전(聖母雪地殿)성전」으로 명명하시어 로마4대 대성전의 하나로 성년 전대사를 얻는데 꼭 참배대상의 성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성전은 교황 리베리오의 이름을 따서 「리베리오 대성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가 그 후「베들레헴」에서 예수아기 낳으신 말구유를 이 성전에 안치함으로써 「말구유의 성모성전」이라 이름 지었다. 그러다가 「로마」에 성모성당이 하도 많아 그중 「제일 큰 성전」이라는 뜻에서 「성모마리아 마죠레 성전」으로 부르게 되었다.
매년 8월 5일 축일을 지낸다. 하여튼 2백년 만에 그리고 1백53년 즉 우리 조선교구가 독립된 후 처음으로 한국 교우들이 이 성전에 참배하고 미사를 드리고 영성체를 함으로써 순례단들은 그간의 긴장이 다 녹아버리는 듯 했고、기쁨에 젖은 홍안의 그 모습들은 성인들의 상본과도 흡사하게 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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