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남짓 짧은 만남이었지만 5월 5일 부산 수영비행장에서 열린 신앙대회-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근로자ㆍ농어민과의 만남은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며 조용히 마무리된 것으를 평가되고 있다.
부산교구 신앙대회는 만남의 주제가 근로자ㆍ농어민과의 만남이었고 행사 성격도 단순히 교회의 전례적 행사가 아닌 사회와 시민을 위한 행사였던 만큼 대사회홍보ㆍ인원동원ㆍ경호문제 등 남다른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초 교황방문 일정 중에 부산방문이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구는 부산의 사회적ㆍ지역적 특성을 고려、교황 방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교황방문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산교구의 교황성하방문 신앙대회는 뒤늦게 결정、짧은 준비기간 동안 큰 대회를 치루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다.
전 교구민의 염원대로 교황방문이 결정된 부산교구는 지난해 12월 신앙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본격적인 행사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신자ㆍ시민ㆍ노동자ㆍ농어민 등 30만명이 모인 가운데 수영비행장에서 신앙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은 추진 첫 단계부터 예산문제는 물론 장소ㆍ시설ㆍ인원동원 등 어려움에 부딪치게 됐다.
특히 행사 개최장인 구 수영비행장은 군사기지인 관계로 쉽게 사용허가가 나지 않아 준비위원회에서는 계획은 서 있으나 적극적인 추진을 할 수 없어 5개월여의 짧은 준비기간의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장소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준비위는 매일 당국과 접촉을 하며 군사시설을 이용하는데 있어서의 주의점ㆍ교구의 자세 등 교섭을 벌여왔다.
이처럼 어렵게 장소를 확보한 준비위는 곧 시설분과의 책임 하에 공사에 들어갔으나 출입이 지극히 통제된 상황 하에서 공사를 진행해 나갔다.
행사장시설과 더불어 30만 인원 동원을 위해 동원분과위원회도 각 본당별로 조를 편성、비신자초대에 만전을 기했다.
준비위는 행사장 입장시 비표와 함께 달고 들어갈 교황메달을 제작、1천원에 판매했는데 신자들은 메달을 비신자들에게 주며 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교세가 16만인 부산교구는 처음 30만의 인원동원이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행사당일에 40만이 넘는 인파가 모여 행사를 알차게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많은 참석자의 반 이상이 비신자였으며 또한 장시간 계속된 기다림 등으로 인해 행사장의 분위기가 산만했음이 지적됐다.
특히 행사 당일 음향시설의 미비로 인한 약간의 동요는 이번 행사를 흐리게 한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처음 준비위에서 음향시설을 위해 계약한 곳이 서울 여의도 신앙대회장의 음향시설이었는데 계약이 취소되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부산행사장이 주위가 탁 트인 비행장이란 점을 고려、특별한 음향장치가 필요함에도 불구、올바른 준비가 되지 않자 준비위는 김포공항의 교황도착 환영식에서 사용된 시설을 빌려 장치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했으나 행사당일 뒷쪽 편에는 들리지 않는 등 미비점이 드러났다.
이 같은 시설미비와 함께 준비위에서는 이번 행사기간 중 기획파트가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돼 보다 능동적이고 빠른 추진을 위해서는 기획부분의 강화가 필요함을 재인식했다.
이번 부산행사는 근로자ㆍ농어민과의 만남이란 주제에 걸 맞는 행사를 치루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는 주제자체에서 풍기는 사회성으로 인한 당국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ㆍ 이에 따른 준비위의 일관성 없는 계획추진 결여 등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초 교구 신앙대회 준비위에서는 부산ㆍ울산ㆍ양산ㆍ마산ㆍ창원등지의 공업단지 근로자를 초대할 계획이었으나 참석 근로자의 명단요구 등 당국의 과잉관심으로 인해 행사당일은 주인공들인 노동자ㆍ농어민석이 마련되지 않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또한 준비위에서는 이들의 참석여부를 파악키 위해 산업체ㆍ농민회 등에 공한을 통해 참석여부ㆍ참석자수 등을 물었으나 회답이 없어 준비에 애를 먹기도 했다.
특히 타지방행사와 마찬가지로 부산신앙대회는 행사당일 비표문제로 애를 먹었다.
당국은 인파가 계속 몰리자 처음 계획과 달리 통제구역을 확대、비표가 있어도 주민등록증을 조사하는 등 수차례의 검열을 받은 참석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준비위는 준비기간 중 주차표만 발송、주차장에서 메달과 비표를 교환할 수 있도록 계획했으나 행사당일에는 비표가 없으면 주차장까지도 못 가게 하는 등 많은 이가 비표가 없어 오던 길로 되돌아가게 했다.
이 같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부산행사는 생각 외로 많은 이들이 모인 가운데 별 탈 없이 무사히 치러졌고 행사 마무리도 일단락됐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교구는 교회가 근로자에 대해 관심이 적었음을 인식、교황이 보여주신 화해와 사랑ㆍ평화가 전달될수 있는 교회공동체로 사회 속에 부각될 수 있도록 정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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