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념, 이 땅에서 펼쳐진 세계적인 미술제는「영원의 모습」을 주제로 내걸었다. 이는 하느님에 대한 흠숭과 구원을 향한 인간의지가 남김없이 표출된 걸작들이 한자리에 모인「현대 종교미술국제전」의 특성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는 것. 바티깐의 명작을 비롯, 프랑스 독일 등 그리스도교 예술의 3대 본산의 최고 걸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세계미술계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번「현대종교미술 국제전」은 개막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본보는 7월 21일 막이 오른 대예술제의 특성과 배경을 중심으로 지고한 신앙 및 진선한 힘의 결집 등 예술성의 최고 표상을 보여주고 있는 이번 작품들을 각 분야별로 묶어 작품 속에 살아 숨 쉬는 신앙세계를 함께 산책해 본다.
파씨니의 「부활」샤갈의 「성경」루오의 「미제레레」마티스의 「검은 제의」등 세계적인 대가들의 필생을 건 대작이자 불후의 명작들이 한자리에서 만나고 있는 「현대종교미술 국제전」. 참으로 놀라운 미술의 대축제가 아닐 수 없다. 「영원한 모습」을 주제로 한 이번 「국제전」은 가톨릭 미술가협회(회장·김세중 교수)와 MBC가 공동으로 마련、 9월 14일까지 약 두달 동안 이어진다.
이번 국제전에는 바티깐교황실 종합박물관 소장품 중 56점을 필두로 프랑스 외무성 예술 교류처、문화성예술 진흥처 작품 83점、 독일「쾰른」대교구 건축 관리국 및 마인쓰의 로마·게르만 중앙박물관 등의 1백74점등 모두 3백13점이 한국 가톨릭 미술가협회원의 작품 45점과 함께 선보이는 등 풍요한 종교미술의 대축제로 펼쳐지고 있다.
전시작품은 바티깐의 경우 공간적인 입체 작품들인 「조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프랑스는 평면적인 「회화」와 「유리화」「판화」、독일은 교회건축을 주종으로 전후 독일이 건립한 「건축 작품」들과 이에 수반되는 「성구」등으로 대변해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60여 년에 걸쳐 유럽미술계를 휩쓴 거장들의 작품이 거의 망라되어 있는 이번 기회는 유구한 세월、갈고 닦여진 대가들의 신앙의 결정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미술사의 전기를 이루는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반출이 극히 어려운 바티깐작품의 외국나들이로는 80년「헬싱키」와 지난해 미국의 3대 도시를 손꼽을 수 있는데 현대 미술품이 한번에 대량으로 「바티깐」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 이태리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팟씨니의 「부활」을 비롯、 마리노 마리니의 「십자고상」、만쑤지야꼬모의 「요한 23세」등 조각품과 회화들이 모두 현대미술의 걸작들로 이번 전시회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프랑스 작품 중에서는 샤갈의 「성경」유리화「푸른 장미」、루오의 「미제레레」(애련히 여기소서)「십자고상」、마티스의 「검은 제의」등 모두 불후의 명작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이중에서 샤갈의 「성경」은 현대판화의 걸작으로 책의 역사에 새로운 규범과 흐름을 제시했으며 원형유리화 「푸른 장미」또한 오늘날 세계 도처로 확산된 유리화의 원천을 이루는 명품들.
석판화 연작 34점으로 구성된 루오 필생의 역작、「미제레레」역시 그리스도교 예술의 높은 경지를 그대로 입증해 주고 있다. 독일「쾰른」대교구가 내놓은 교회건축의 실례、 알루미늄판 사진 35장(사방1m)은 2차 세계대전 후 파괴된 교회를 다시 세우면서 당시 일고 있던 전례 쇄신운동과 제2차 「바티깐」공의회 영향을 받은 현대 교회건축물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교회건축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아래 이루어진 이 교회 건축들은 건축과 심미라는 두 관점에서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는데、관계자들은 교회건축이 급격히 늘고 있는 한국교회의 실정에 적절한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교회건축의 공간과 관련、 「성작」「성합」「성수그릇」등 성구들과 「주교십자가」「주교반지」「牧杖」등 금속·섬유로 구성된 진기한 성물들이 함께 전시돼 가톨릭 미술의 종합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독일 베링거제약회사가 제공、 이루어진 마인쓰의 출품작은 「성베드로의 성좌」등 모두 5점으로 그리스도교가 신생 게르만족 문화와 교류하면서 꽃을 피운 것으로、중세초기 명작들로 꼽히고 있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념하는 「현대 종교미술 국제전」은 81년 가톨릭 미술가협회 안에서 부분적인 준비를 시작한 이래 4년 만에 결실을 본 것으로 바티깐 당국·프랑스 외무성·문화성 및 독일「콸른」대교구의 헌신적인 협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
82년 2백주년 주교위원회의 승인으로 급진전을 본 국제전은 「로마」장익 신부가 현지 책임을 맡아 작품선정 및 각종 협의사항들을 주관해 왔으며 장익 신부 외에 최의순 교수·정완규씨가 바티깐 작품을、김인중 신부(화가)가 프랑스 작품 등을 선정하는데 협력했다.
한편 진행과정에서 작품이 늘어나는 등 전시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어려움을 겪기도 한 이번 국제전의 실무책임을 맡았던 김세중 교수(국립현대미술관장)는 『작가 자신의 필생의 걸작이거나 전기를 의미하는 것을 비롯、 현대미술사 사상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것으로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작품 속에 용해되어 있는 신앙의 향취를 통해 우리의 종교성·영성을 재무장해 볼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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