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에、즉 1925년 7월 5일 기해박해 순교자 70명과 병오년박해 순교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외 8명 총 79명의 시복식이 「로마」에서 거행됐다. 이 사실에 우리는 서울에서 환영을 떨었다.
한국에서는 민 주교님과 대구 안 주교님 경향잡지사 주필 한기근 바오로 신부님 용산대신학교 교장 진베드로 기낭 신부님 등 네 분이 가시게 됐고 전국 청년연합회 대표로 당시 미국에 계시던 장면 요한 박사와 장발 루도비꼬 선생 두 분이「로마」로 와서 함께하도록 되어있었다. 이들 중 다섯 분은 타계하시고 그때 시복식의 참관기를 남겨주신 장발선생만이 생존해있다.
1925년 7월 5일 5만명의 군중들로 메워진 성 베드로 대광장은 전 세계 색다른 문화 인종의 차이를 초월한 믿음의 물결을 이루었다.
우리 조선대표 6명은 대제대에서 제일 가까운 특별석에 나란히 착석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스위스호위병 2백여명이 도열한 가운데 시복식미사가 시작되었다.
시복선언미사는 교황성하께서 직접 아니하신다. 왜냐하면 복자가 되어도 아직까지 기적으로 무류지권을 포상하는 교황의 임어는 삼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성 베드로 대제대 뒷편 둥근 스테인드글라스에는 79위 복자될 분들의 초상화가 커어튼으로 가리워져 있었다.
이윽고 시종관을 선두로 진홍색 제복의 추기경 6위가 성스런 행렬을 따라 입장하셨다.
몬시뇰 한분이 대제대 좌편 단상에 올라가 교황 삐오 11세 성하의 시복칙령을 낭랑히 낭독했다.
이것이 바로 교황성하께서 조선 순교자 79위를 이제부터 「복자」로 만들도록 발표하신 칙서이다.
이 시복칙령이 끝나자 은나팔 소리가 유랑하게 5만의 심금을 울릴제 커어튼이 젖히고 79위 성하가 나타났다.
만당에는 기쁨의 환호소리 만세소리… 지상과 천상의 교회가 하모니를 이루는 듯 만민의 눈은 이 성화에 한데 모아졌다.
이 성화제막식을 「영광」(글로리아)라고 한다.
쪼달리기만 했던 한 민족이 전 세계 억조창생들에게 흠모와 추앙의 대상이 되니 어찌 눈물이 안 나올 소냐!
「떼데움」(사은 찬미가)이 끝나자 만당한 5만의 믿음들 속에 우리 6명은『복자 라우렌시오와 안드레아와 모든 순교복자들이시여、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하고 울음 섞인 소리로 연발 호칭기도를 바쳤다.
이어 「빠리」외방전교회 회원들이 새 복자들의 전기와 상본을 추기경이 하회중 전원에게 배부 하였다. 그리고 복자 대례 미사가 봉헌됐다.
이것으로 시복식 오전행사는 끝났다. 그리고 오후 6시 정각.
성체강복식에는 교황 삐오 11세 성하께서 연을 타시고 서서히 입당하시어 제대 앞 장궤틀에 조용히 무릎을 꿇으셨다.
성체강복 한시간 전부터 밀집한 군중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겸손 되이 무릎을 꿇고 우리 복자성해를 경건히 친구하시는 모습에 온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날 성체강복은 원래 교황성하께서 친히 거행하시는 것이 전통적인 전례이나 한국의 복자를 탄생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신 민 대주교께서 집전하시게 됐다.
그리고 정부제에 대구 안 주교님、차부제에 한기근 신부님이 예절을 도우셨다.
6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민 주교님도 가시고 대구 안 주교님、장면 박사도 타계하시고 오로지 장루도비꼬 발 선생만이 홀로 남으셨다.
이번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 1백3위 시성식에 친히 참석하신 장발 선생은 금석의 감개가 하늘 끝 닿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장면 박사는 가셨어도 그 뒤를 이어 그분 자제 장익 신부님이 1백3위 시성식 모든 전례에서、특히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성하의 19차례나 되는 한국말미사와 강론 연설축하의 말씀 시성선언문 등을 도와 드린 일들은 아름다운 성모님과 예수님의 섭리라고 여겨진다.
어제에 살았어도 오늘에 사신 장발 루도비꼬 선생의 기쁨에 나는 동참하여 내 후손들에게 이 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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