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곤경과 모세의 불리움(출애 2ㆍ23~3ㆍ6)
이스라엘은 에집트에서 고통 중에 하느님께 부르짖었다. 여기서 이스라엘은 다른 누구가 아닌 하느님께 부르짖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경에 처하게 되면 흔히 자기보다 힘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찾거나、하느님 외에 다른 무엇에 기대를 걸곤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들을 곤경에서 구원하실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께 개인적으로 불평하기 보다는 민족으로서 탄원을 드렸다. 이에 하느님은 그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모세를 부르신 것이다.
모세는 미디안 사제의 집에서 목가적인 가정생활에 안주하며 장인의 양떼를 치고 있을 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가 광야의 산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체험했던 불타는 가시덤불은 야훼의 현존을 상징한다. 계속 타면서도 가시덤불을 태워 버리지 않는 불은 보잘 것 없는 인간조건을 그대로 두면서도 그 안에서 자유로이 작용하는 하느님의 능력을 상징한다. 또한 모세가 하느님과 만난 거룩한 곳에서 신발을 벗은 것은 하느님 앞에서는 발가벗은 몸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창세3ㆍ10)상기시켜 준다.
동시에 죽을 인간의 닫혀진 의식 속에 하느님의 말씀이 들어오게 될때 그가 선 장소는 거룩한 땅이 된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모세의 사명(εㆍ7~4ㆍ23)
모세가 전에 에집트에서 스스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처신했을 때는 살인자가 되어 파라오를 피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세는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과 불로정화된 후 비로소 부르심을 받고 그 백성의 목자로서 파라오에게 다시 가도록 파견을 받는다. 이 부르심을 통하여 그는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의영도자가 된 것이다. 이에 모세는 부당하게 인권을 유린당하고 억압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해내기 위해 이스라엘백성을 죽음의 땅에서부터 새로운 삶의 땅으로 인도해가라는 사명을 받는다.
그러나 이제 모세는 그 엄청난 사명 앞에서 두려워하며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주저한다. 그는 백성이 자기를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인간적인 걱정과 자기를 죽이려 했던 파라오의 서슬을 생각하며 움츠러든다. 그는 부르심을 받은 예언자들이 두려움 때문에 도망치려 했듯이 그가 받은 사명을 네번씩이나 거부하며 야훼께 받은 사명을 놓고 변명을 계속한다. 이러한 태도는 일찌기 경험했던 대로 이스라엘백성이 자기를 믿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다.
이것은 예언자가 그의 시선을 야훼께 두지 않고 인간적으로 계산할 때 생기는 불안인 것이다. 모세의 이 두려움에 대해서 하느님은 당신이 함께 하심으로써 그가 자신의 능력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신다.
하느님의 이름(3ㆍ14)
모세는 하느님의 이름을 모른다는 핑계로 그가 받은 사명을 두번째로 거부하려 했다. 여기서 하느님의 이름을 묻는 모세의 질문은 하느님의 존재여부를 논하는 물음이 아니다. 성서의 세계에서 하느님의 존재는 의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물음은 하느님의 본질과 활동에 관한 의문이다. 옛 근동에서는 이름이 그의 존재양상과 활동전체를 의미했고 이름을 부르는 그 존재와 활동을 현존하게 함을 뜻했다. 그리고 신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그 신에게서 힘을 받게 된다고 믿었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알려주신 이름은 야훼(YaHweH)이다. 그런데 히브리 성서원전을 잘못 이해한 중세기의 영어성서 (KingJames Bible)에는 「야훼」가 「여호바」(Jehovah)로 번역되어 있다. 이 잘못된 발음이 현재까지도 일부에서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야훼」라는 이름의 뜻은 『나는 있는 자그로다』이다. 이 이름은 『나 너와 함께 있노라』(출애3ㆍ12)하신 약속의 말씀과도 연결이 된다.
「야훼」는 온갖 억압에서 해방과 구원을 주시는 출애급의 하느님이다. 그러므로 야훼는 자유와 생명이 있는 곳、출애급의 체험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야훼」라는 이름 안에는 야훼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뢰심과、그분의 뜻을 따를 각오와 오직 그분만을 섬겨야 한다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나는 야훼、너희를 위해 있는 자로다』(출애3ㆍ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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