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옆구리에 끼고 있는 고문서 보따리、누구에게나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얼굴엔 항상 땀방울과 소박한 웃음기가 어려 있다.
가끔씩 지나치게 겸손해 보이는 태도가 때 묻은 세상의 눈에는 거짓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그를 잘 아는 이는 누구나 안과 밖이 꼭 같은 참된 겸손의 소유자임을 말하길 꺼려 않는다.
대구대교구 왜관대리구 농촌지역 신동본당(주임ㆍ현익현 신부) 전교회장 마백락씨. (46ㆍ끌레멘스) 교회 일에 미친 사람으로 알려진 그가 요즘 전교회장 일을 잠시 접어두고 경상도지방 순교자 무덤과 내력 찾기에 밤과 낮 구별 없이 뛰어 다닌다.
경북 칠곡군 신동고개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또 신동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신동사람들의 읍소처이기도한 마 회장은 지난 한해만 해도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2가구 14명의 순교자를 찾아내고 그 순교내력을 밝혀낸 숨은 일꾼이다.
교회사에 대한 학술적인 논리도 없고 학문적인 공부를 한 적도 없지만 그가 가진 순교선조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아울러 그들의 행적을 밝히고자 하는 뜨거운 집념은 歷史의 行間에 숨겨져 있는 저변의 사실들을 캐내어 떳떳하게 교회사의 현장을 차지하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마 회장이 교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61년 칠곡본당 전교사로서 부임하게 되면서부터이다.
현 영남대학교의 전신인 대구대 철학과에 재학하면서 전교사로서 활동하던 그는 자연히 인근의 한티와 신나무 골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관심은 1969년 대구대교구 한티 도보성지순례 탄생의 밑거름 역할을 하게 했다.
또 마 회장은 1968년 한티를 배경으로 한 「성금요일 오후」도 저술、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고 기록과 창작에 대한 왕성한 의욕은 그 후 1982년에 나환자를 테마로 한 「가난한 사람들」84년도에는 결핵환자를 주제로 한 「사랑의 변화」를 저술하기도 했다.
69년 전교회장직을 떠났다가 71년도에 신동본당 전교회장으로 부임、전교회장으로서의 막중한 사명을 완수해 나가면서 옛날 신자들이 포졸을 피해 숨던 대발과 옹기 가마골을 현재의 신나무 골 성지로 개발하기까지 그의 숨은 공로는 크다.
또한 지난해에는 왜관본당주임 서상우 신부와 함께 서 신부의 증조부인 순교자 서태순의 묘 찾기에 착수、갖은 어려움 끝에 한티의 徐 요한의 묘가 서태순의 묘임을 확인했고 또 조 가오로와 부인 최 바르바라 조 아기의 묘가 한티에 있음을 확인하면서 그 순교내력을 캐내기도 했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의 조부인 김보현 요한의 순교내력도 조사、병인년순교자임을 밝혀냈으며 경남 김해 이북면 장방리 노루목공소서 순교한 서성겸과 그 가족 5명의 순교내력도 찾아냈다.
특히 순교자 서성겸의 직계후손으로 마산교구 서원열 신부가 있고 왜관 성 베네딕또회 서경윤 신부ㆍ서정이 수사도 후손으로、또 최재선 주교와 박도식 신부는 외척의 후손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충청도 연산에서는 김팔용의 부친 김동근도 1862년 순교했다는 귀중한 사실을 알아내기도 했다.
그는 또 금년 들어 신나무 골에서 살다가 한티로 피난、그곳에서 순교한 이선이와 그의 아들 배도령의 묘를 연고지인 신나무 골로 이장시켜 신나무 골이 왜관대리 구민들의 신앙의 요람이 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103위성인中 한위인 성 홍병주가 1837년에 김현상 등과 함께 신나무 골에서 살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1887년 신나무 골에서 개설된 학당이 1920년 신동에 국민 학교가 생기기 전까지 지역사회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됐다.
마 회장은 또 1815년 경북 청송 모래산과 진보ㆍ영양등지에서 잡혀 대구 감영으로 이송돼 옥사한 22명과 더불어 관덕정에서 순교한 7명(고성대 고성운 최성열 이시임 김경서 김화순 김종환)의 묘 찾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 7人中에 김종환은 김대건 안드레아의 증조부로 알려져 있기는 한데 마 회장은 이들이 순교한 이듬해인 1817년 3월 교우들과 후손들이 시신을 찾기 위해 왔음을 중시、신나무 골과 한티부근의 무명묘지를 중심으로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대구대교구 사편찬위원회 위원이기도한 마 회장은 지난해 12월에서 금년 3월까지 대리구 내 14개 본당의 간추린 역사를 원고지 1천7백매로 완성시키기도 했다.
본당과 지역공동체와 항상 동고동락해야하는 전교회장으로서 사생활이 없는 나날을 살지만 전교회장이 천직인양 열과 성을 다하는 마 회장은『본당신부님의 특별한 배려와 이동호 아빠스님의 간접 지원、교우들의 기도와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이 가능했다』고 감사해하며『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유홍렬 박사에게 특별히 감사의 표시』를 했다.
현재 대구대교구 교구사 편찬실에서 추진 중인 1815~1866년 대구서 순교한 김종환을 비롯 이순이 서태순 조 가오로 허 야고보 김종유 등 34명의 시성시복을 위한 조서작성에 편찬위원으로서 땀 흘리고 있는 마 회장은 가능한 한 8月 말까지 작업을 매듭짓고 본연의 의무인 전교회장으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많은 감사와 보람을 느꼈지만 『한가지 한국교회사연구가 관변자료에 치우치는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확실한 행적과 증언、해당 교구장의 인준이 있다면 사실로 인정해 주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으로 신동고개에선 이들의 代父로까지 불리 우는 그는 또 『2백년이 지나고 3백년을 살아가면서 특별히 사회사업부문에 몰두해야 할것』이라고 역설하면서 아울러 개신교회와 영적인 일치를 통한 민족복음과 연합전선전개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사람 좋기로 이름났지만 워낙 밤낮없이 바쁜 남편인지라 가끔씩 바가지를 긁는 부인 신경훈(마리스텔라ㆍ대구평리中음악교사ㆍ46)씨와의 사이에 3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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