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작업현장에서 땀을 쏟고 있는 근로여성들에게 늘 해결해 나가야 일들이 너무나 많다. 이러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려고 발 벗고 나선 한 여성의 끈질긴 의지는 근로여성들의 삶에 작은 빛이 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많은 근로여성들이 일하고 있는 구로공단 인근 영등포구 신길동 우진아파트 9동411호. 이곳이 바로 근로자들의 벗이 되고자 애쓰는 박경옥(모니까)씨가 수많은 근로여성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펴고 있는 곳이다.
「서울 여성의 집」으로 불리 우는 25평짜리 아파트는 공단 내 근로여성들의 메마르기 쉬운 정서를 살찌워주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일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어머니들에게 일자리를 구해주는 현장인 동시에 일터에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젖먹이 아기들의 집이기도 하다.
이처럼 근로여성을 위해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서울 여성의 집」대표 박경옥씨가 근로여성들에게 폭넓은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 근로여성으로 생활했던 체험에서 비롯됐다.
지난 64년 고향인 대구에서 노동청년회에 가입、근로여성문제에 뛰어든 박경옥씨는 전국회장을 역임하는 등 꾸준히 노동운동에 동참하면서 근로여성들이 당면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발견했다.
이들에게 여성으로서 갖춰야할 교양교육과 생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했던 그녀는 드디어 79년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털어 근로여성교육장「서울 여성의 집」을 마련하는 첫 결실을 거뒀다.
10여년동안의 현장체험과 신앙이 실질적인 재산이었던 그녀는 3부제로 근무하는 근로여성들의 여가시간을 위해 거의 스물네시간동안「서울 여성의 집」문을 열면서 메마르기 쉬운 근로여성들의 정서 및 생활교육에 힘을 쏟았다.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라고 밖에 표현하기 힘든 14가지의 재능을 살려 3개 방을 돌면서 근로여성들에게 꽃꽂이ㆍ봉제ㆍ수예ㆍ각종 공예를 직접 지도해온 박경옥씨는 이러한「교양교실」의 운영 이외에도 근로여성들에게 시급한 문제들을 찾았다.
젊은 미혼근로여성의 교육 이외에도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많았다. 근로여성들이 결혼한 후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녀는 일할 능력이 있는 신자주부를 일손이 필요한 신자가정에 이어주는「신앙 안에서의 일손나누기」에 착안、83년부터 파출부를 신자가정에 파견하게 됐다.
이에 앞서 그녀는 자신이 3개월동안 파출부로 일하면서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기도 했다.『근로여성들은 한 사람의 여성으로 갖춰야할 정신적인 요소를 고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던 박경옥씨는 파출부로 파견되는 주부들도 당당한 근로자로、또한 훌륭한 여성으로 일터에 나갈 수 있도록 치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였다.
2년여만에 파출부로 일하는 어머니만 1천여명、파견가정、즉 회원가정이 1천5백여세대를 헤아리는 놀라운 성장을 보인「일손나누기」는 주부근로여성들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그 주부의 가정을 성가정으로 변화시키는 성과도 아울러 거두고 있다.
『그리스도를 매개자로 일터에 나가는 우리 어머니들은 바로 일하면서 기도하는 생활을 그대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자랑한 그녀는 지난해 8월 26일 방 하나를 과감히 근로여성들을 위한「탁아원」으로 개원했다.
일터에 나가는 동안 아기를 방안에 두고 잠궈야 한다는 어머니의 호소에서 착안한 아가방은 많은 근로어머니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 나갈 수 있는 아가들의 요람으로 성장、1주년을 맞았다.
1년만에 70명의 젖먹이 아기가 의젓하게(?)성장한「아가방」은 지금 25명의 아기를 돌보기에는 비좁은 실정이다. 3명의 보조자와 자원봉사자의 도움 속에 탁아원을 꾸려가는 그녀는「서서 잠자는」생활 속에서도「아가방」을 넓혀가기 위해 자신이 파출부로 나서는 등 바쁜 시간을 쪼개고 있다.
『내년 봄쯤에는 아가방이 넓어질것』이라고 말하는 박경옥씨는 소아과의사 한분만이라도 이곳을 정기방문、어려운 형편으로 병원 가는 일이 걱정인 엄마들의 걱정을 미리 덜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일할 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일감을 드릴 수 있는 일까지 할 계획』이라고 꿈을 펼치는 그녀는 이러한 활동을 다각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근로여성 종합센타가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이 주어진다면』이라는 신중한 단서를 붙이면서 『이 같은 근로여성 종합센타 건립이 바로 자신의 소망』임을 밝히는 그녀는 『봉사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도구로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여성들의 삶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작은 문제라도 다시 본다』는 박경옥씨. 그녀는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 위한 소박한 기도를 잊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