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복자 1백3위의 시성 확정 이후 1백3위를 소재로 한 전기ㆍ신심서ㆍ소설 등이 비교적 활발하게 출판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신자들의 독서열은 오히려 냉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순교성인 1백3위의 첫 축일을 맞아 1백3위 관계서적 출판 현황을 간추려 본다.
한국순교자 전기가 본격적으로 출판된 것은 1957년 경향 잡지사에서 발행한「한국복자 79위전」이 그 효시이다.
「빠리」외방전교회 소속의 아드리엥 로네 신부가 저술한「한국복자 79위전」은 79위 순교자 시복식(1925년) 이후 32년만에 안응렬 교수의 번역으로 한국어판이 발행됐다.
79위 시복식은 일제치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당시 여건상 79위 복자전기 한국어판 출판이 늦어졌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된다.
이 같은 짐작은 79위 복자전 한국어판이 6ㆍ25동란 후 사회가 안정된 싯점인 1957년에 출판된 것으로도 입증된다.
어쨌든 79위 복자전은 한국신자들에게 순교선열들의 정신을 알리고 이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79위 복자전 한국어판 발행 이후 4년만인 1961년 2월 10일 가톨릭청년사에서「성웅 김대건전」을 출판했다.
故 김구정 선생의 창작물인「성웅 김대건전」은 김대건 신부가 시복되기 7년전에 출판된 것이다.
한국순교자 전기발행은 1968년 10월 6일 79위 복자에 이어 병인년(1866년) 순교자 24위의 시복식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성 바오로 출판사는 1968년 10월 6일 로마에서 거행된 병인년 순교복자 24위의 시복식을 기념하여 1968년 10월 5일 병인년 순교복자 24위의 전기「어둠을 헤친 사람들」을 발행했다.
「어둠을 헤친 사람들」은 서울 소신학교 국어교사였던 故 이병영씨가 전술한 것으로써 이 전기는 신자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 전기는 79위 복자전과는 달리 번역물이 아닌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안정된 교세를 구가하기 시작하던 때여서 신자들에게 많이 읽혀졌으며 현재는 절판상태이다.
이후 가톨릭출판사는 1957년 가톨릭청년사에서 발행한「한국복자 79위전」을 수정 보완하여 1974년 4월 10일「한국순교복자전」을 발행했다.
「한국순교복자전」은 로네 신부의 「한국복자 79위」전을 보완하고 24위 순교복자의 약력 등을 첨부한 것이다.
이어 가톨릭신문사는 1977년 4월 1일 창간 50주년 기념「순교혈사」라는 제하의 순교복자 79위전기를 교회사 연구소장 최석우 신부 집필로 2년간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그리고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는 1977년 3월 15일「한국신앙의 씨앗들」이라는 제명으로 병인년 순교복자 24위 전기를 출판했다.
이 전기는「어둠을 헤친 사람들」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병인년 순교복자 24위 전기이다.
이들 저서들 모두가 한국순교자들의 시복식 이후 출판된 것이며 한국순교복자 1백3위의 시성식 이후 이들 저서들은 일부 내용이 수정 보완돼 성인전으로 탈바꿈 됐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가톨릭출판사에서 지난해 9월부터 금년 1월사이에 전 6권으로 출판한「한국순교자 1백3위전」이다.
「한국순교자 1백3위전」은 이미 발행한바 있는 로네 신부의 「한국복자 79위전」에다가 뽈 데똥베 신부의 병인년 순교복자 24위전을 번역、합치면서 내용을 일부 수정 보완한 것이다.
이밖에 대구대교구에서 발행한「한국순교성인전」신중신씨의 「주여、어디에 계셨나이까」 박도원씨의 순교대하소설「새남터」성 요셉 출판사의「1백3위 순교성인들의 이야기」와 소년소녀용「한국천주교회 순교자 이야기」CCK가 2백주년 보도자료로 편찬한 「한국 103위 성인」등이 있으며 박도식 신부의 「순교자들의 신앙」、김옥희 수녀의「순교자의 삶」은 문고판으로 나온 신심서이다.
한편 수원교구 구산본당은 금년 2월「성 김성우 안또니오와 구산의 순교자들」이라는 소책자를 발간、여타 본당에 귀감이 되고 있으며 작가 이병주씨의 소설 김대건「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가 지난 4월 대학문화사에서 출판되기도 했다.
한국 순교자에 대한 전기는 이같이 1백3위 시성식에 앞서 여러 형태로 출판이 활발하였고、전기를 찾는 신자들이 한때 급증하기도 했으나 시성식 이후 오히려 판매가 부진한 편이어서 새로운 전기 출판 계획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시성식 이후 올바른 성인공경의 지름길인 한국성인전 독서를 위한 교회당국의 사목적인 배려와 함께 출판당국은 불황의 타개책으로 유사한 1백3위 전기 발행보다는 한국 성인이나 순교자 가운데 자료가 풍부한 인물을 선정 개인전기를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개인 전기가 단행본으로 출판된 한국성인은 김대건 신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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