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과연 그 모습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구원을 향한 인간의지가 남김없이 표출됐다는「현대종교미술 국제전」은 56일간의 전시기간중 12만명의 관람객을 모아들였다. 수치만으로도 이미 최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현대 종교미술 국제전」. 2백주년ㆍ교황성하의 방한 등이 계기가 되어 이루어진 이 땅 최고의 예술잔치는 절대자의 모습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지고한 신앙、그 숨결을 마음껏 만끽하게 해주었다.
실무책임을 맡아 3년간의 각고를 마무리 지은 김세중 교수(가톨릭 미술가협회회장ㆍ국립 현대미술관장) 는 『문화예술을 통한 복음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국제전의 평가가 그동안의 어려움을 말끔히 씻어준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 7월 21일 화려하게 개막한 이래 9월 14일 폐막、56일이라는 전시기간을 거친「현대종교 미술 국제전」은 관람객 수 12만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56일이란 전시기간도 최장수였지만 12만명이라는 관람객 수는 세계 최다기록으로 비공식집계(?) 가돼 화제를 남기기도 했다.
사실 이번 국제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진기록을 남겼지만 우선 이태리ㆍ불란서ㆍ독일 등 유럽미술의 본 고장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됐다는 점에서 특별히 돋보였고 3백50여개에 달하는 전시작품 수도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높이 평가되어야 할 부분은 작품의 내용으로 유럽이 자랑하는 정상급 미술가들의 필생의 역작들이 한자리에 모인 다시 없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루오ㆍ팟시니ㆍ샤갈ㆍ마티스ㆍ그레꼬ㆍ만쑤…. 세계적인 대가들이 생애를 건 불후의 명작들이 나란히 전시된 이번 국제전은 작품 속에 용해되어 있는 작가들의 결집된 신앙을 함께 맛볼 수 있었던 격조 높은 신앙의 대잔치로 격찬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의 결실이라면 먼저 한국 가톨릭 작가들의 자각과 분발이라고 봅니다. 물론 동ㆍ서간의 문화적인 교류가 시도됐다는 점도 값진 성과로 꼽고 싶읍니다』『결코 전례가 없었던 엄청난 시도였지만 모든것이「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조롭게 이어져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일말의 문제도 발생치 않았다』고 강조하는 김 교수는『가톨릭 미술가협회 회원ㆍ미술관직원 등 봉사자들의 형제적인 일치와 사랑의 봉사가 이를 가능케 했다고 치하했다.
『개인적인 신뢰하나로 각서하나 없이 명작들을 선뜻 내어준 불란서 문화성 미술처장 안또니오씨와 바티깐이 전시를 위해 아껴두었던 작품들을 보내준 사실 등이 눈물겹도록 고맙다』는 김 교수는 후원을 맡았던 MBC가 추진과정에서 야기되는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적극적인 후원을 해준데 대한 고마움도 아울러 전했다. 김 교수는 특히『마음으로부터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MBC 이웅희 사장의 후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국제전은 전시내용 만큼이나 비중있는 화제를 수없이 남기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 샤걀의「푸른유리화」에 얽힌 사연은 작품들의 중요성과 비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샤갈의「푸른유리화」는 샤갈이 평생 회고전을 위해 수집하고 있는 자신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아끼는 것으로 샤갈은 이 작품이 자기의 회고전 안에 되돌아올 수 있는지를 안타깝게 계속 문의했다는 이 일화는 이번 국제전의 모든 것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티하나 없이 원형그대로 모든 작품을 돌려 보냈고 이제 개인 소장품의 경우 주인의 손에 들어가는 일만 남아있는 이번 국제전은 작품의 보호를 위해 56일간 18명의 경찰이 동원돼 철야로 지킨 기록도 함께 남겼다.
그러나 일반미술계도 그렇게 엄청난 일을 어떻게할 수가 있었는가 놀랐던 국제전이었지만「종교」라는 타이틀에서 오는 장애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따라서 종교인 관람자 외에 보다 많은 일반인들에게 인간의 기본 예술의 근원을 보여줄 수 있었던 계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회는 단 하나의 아쉬움을 남겼다.
예술의 고장 대가들과의 작품교류가 국제전을 유치했던 꿈중의 하나라면 이미 그 꿈은 기대이상의 실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김 교수는『이번 국제전은 영성적、신앙적、예술적 차원에서 우리를 살찌우게 했지만 현실적으로도 4천만원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고 밝히고『이 기금은 2백주년 기념、국제 가톨릭작가 트리엔날레를 한국에서 시작하는데 사용할 것을 기획하고 있다』고 포부를 폈다.
한편 김 교수는『이번 국제전의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지적할때 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토로하면서『기획단계에서부터 추진 진행에 이르기까지 실무책임을 맡았던 장익 신부야말로 숨은 공로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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