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敎이래 그가 걸어온 30여년의 세월은 강도를 만나 길가에 내버려진 이웃을 살려낸 착한 사마리아人이 보여준 회생과 봉사의 삶、바로 그것이었다.
레지오 마리애 부산레지아 단장 김해걸(예로니모ㆍ45세)氏.
레지오회 합 23년 개근이 말해주듯 생활로써 신앙을사는 그는 오늘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 이웃의 조그만 힘이 되어준다.
길가에 내버려진 이들을 보고 그냥 스쳐 지나지 못하는 못된(?) 습성이 몸에 배어버렸다고 말하는 그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39년 평남 순천출생인 그는 51년 경남거제도 옥포성당에서 일가족과 함께 영세를 했다. 친구권유로 59년 레지오에 입단한 그는 군 생활을 제외하고는 줄곧 주회합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병석에 있을 땐 동료단원들이 병실까지 몰려와 회합을 가짐으로써 개근이 가능했다』고 말하는 그는 혼자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웃의 도움에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개울청소와 공중변소 청소로부터 시작된 그의 봉사행각(?)은 길에 내버려진 죽어가던 결핵환자를 만나면서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맞았다.
결핵균에 감염될까봐 접근을 꺼리는 결핵환자를 보수동 산중턱으로 데리고 간 그는 그곳에 천막을 지어준 다음 손발이 되어 극진하게 간호해주었다. 결국 숨을 거둔 결핵환자의 장례까지 치뤘던 그는 그 사건을 계기로『죽을 때까지 레지오 활동을 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부산시내 점장이집 숫자를 파악하려고 시내곳곳을 돌아다니며 통계를 내기도 했던 그는 어느 날 전교활동 차 우연히 사창가에 들르게 돼 그 후 매춘부의 생태를 조사하는 한편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려는 활동을 전개 했다.
또 가출소년을 집단에서 빼내어 고향으로 돌려보낸 후 보복이 두려워 일주일간 잠도 제대로 못잔 적도 있었다고 술회하는 그는 당시 만연하던 결핵환자들을 살려내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며 자신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쳤다.
신들린 여자를 회두시켜 대세까지 준 것을 비롯、당시 집안에 널린 빨래를 걷어가는 부랑자들에게 동네 폐지를 모아주었던 일 등등 한때 그는 부랑자 집단에 직접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살려고까지 결심했으나 건강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의 손길은 자해 행위를 일삼던 자、길에 쓰러진 취객ㆍ마약중독자등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었다.
73년「바다의 별」꼬미씨움 제 5대 단장에 취임한 후 78년 부산 레지아 초대단장으로 6년간 부산 레지오를 이끌어온 숨은 공로자인 그는 81년10월25일 교회와 교황을 위해 헌신한 이에게 주어지는 교황십자훈장을 받았다.
송도본당회장 10여년、교구 평협 사무국장 9년、꾸르실료 재정부장등 교회 일엔 결코 양보하지 않는 그는 17년 동안 교구청에서봉직하면서 교구의 온갖 업무를 맡아 묵묵히 일해오고 있다.
특히 레지오 소년단원 육성에 주력해온 그는 소년단원들만으로 구성된 제 7꼬미씨움(단원2천8백명)을 결성하는 한편 8년째 소년단원 체육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또 그는 76ㆍ77년 물금 언양에서 한국최초로 페레그리나쇼 운동을 전개、도시 신자들이 농촌을 찾아 일손을 돕는 농도 나눔을 실천했다.
뿐 아니라 항구도시의 특성을 살려 6년 전 해양대 신자학생들로 레지오를 설립、실습선 한바다호선상에서 회합을 갖는 한국최초의「해상 레지오」를 만들기도 했다.
전교의 과학화를 부르짖고 있는 그는 레지오 활동의 통계와 기록을 슬라이드로 만들어 현재 3백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교구 내 전 단원들로 하여금 교회출판물보급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홍보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79년부터 83년까지 실시해온 민족복음화 5개년계획을 분석하는 작업을 비롯 레지오 교본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주해서를 펴내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일이라고 계획을 밝히는 그는 양친을 모시고 있으며 부인과 슬하에 외아들을 두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