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과 책의 성격
민수기(民數記)는 70인 역과 불가타역의 숫자를 뜻하는 책명(Numeri=nu-mbers)에서 번역된 명칭이다. 이이름은 이책에 2번에 걸친 인구조사、각 지파별 구분과 그에 따른 백성의 수효、희생제물이나 곡물을 규정하는 숫자가 많이 수록된 데에 기인한다.
민수기의 히브리어 책명은 이 책의 시작 단어인「와여다벨(그리고 말했다)또는「바미드발(광야에서)」이라고 불리운다. 이 히브리어 제목「광야에서」는 민수기의 성격을 그중 잘 나타내 주는 것으로서 출애급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까지의 40년 광야생활을 암시한다.
모세오경의 4번째 책인 민수기는 창세기에서 여호수아기에 이르는 일관된 내용의 중간 부분으로 특히 레위기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레위기와 민수기는 무미건조하게 고정된 기사들이 많아 지루하고 현대인에게 불필요한 기록으로까지 오해받기도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신자들은 출애급기 25장부터 레위기 민수기의 방대한 내용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성서의 다른 책들을 이해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책이며、우리의 현재 생활과도 실질적인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구분과 내용
민수기는 학자에 따라서 몇가지로 달리 구분하나、여기서는 주요사건의 시기와 의미깊은 3개의 산을 중심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①여행을 위한 준비(1、1~10、10): 시나이산에서의 19일간. 출애급기와 레위기에서 다루어진 사건과 율법이 기술된다. 새로운 백성의 조직과 행군을 위한 인원점검、병력동원을 위한 인구조사가 주 내용이다. 법률적이고 공동체적인 특성을 지닌 이부분은 광야를 횡단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 준비와 과정에 있어서 하느님께 인도받음을 시사한다. 또한 백성들의 일상생활 속에 거룩하신 하느님이 중심이 될때 이루어지는 새로운 상황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레위지파가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시는 성막에 봉사하는 특권적위치로 성별된다. 그들은 하느님과 인간사이에서 백성이 범한 죄의용서를 청하며 축복을 전구하는 중재자로 선택된다.
②이스라엘의 광야생활(10、11~22、1): 희망에 부풀어 에집트를 탈출해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생존을 위한 기본조건인 먹고 마실것마저 결핍된 광야에로 행군해 나왔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도착하자 즉시 터져 나온 것은 삭막한 광야생활에 대한 불평 불만이었다. 야훼와 모세를 원망하는 백성의 불평은、40년 광야생활의 주제와도 같이 되었다. 인간적인 위로가 없는 광야의 여정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기간과 같다. 이스라엘은 이 시련의 시기를 통해서 정화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조직되고 견고해진다.
민수기에 있어서 광야에 대한 관심은 지리적인 여건이나 행군의 여정보다는 훨씬 깊은 의의가 있다. 광야는 선택에서 약속의 성취에 이르는 노정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암시하며、그 성취의 도상에서 백성을 인도하며 도우신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알려주는 장(場)이다. 이 광야는 출애급의 주제와도 연결이 된다. 빠스카의 밤이 이스라엘에게는 구원의 밤이었으나 불신자들에게는 죽음의 밤이었고、홍해의 물이 그러했음같이 죽음의 광야도 믿는자들에게는 하느님과 만나는 장소가 된다. 믿는자들은 광야의 온갖 위험과 장애를 하느님의 권능에 의지하여 극복해 나간다.
외적의 침입이나 백성들간의 내분이나 그 어떤 위협도 하느님과 함께 약속의 땅을 향해 행군하는「이스라엘」백성을 저지시키지 못한다.
③모암평야에서 지낸 5개월(22、1~36、13): 모세가 죽기전에 약속의 땅을 바라다 보았다고 하는 네보산이 바로 이 부분의 특징적인 산이다. 신명기와 연결이 되는 이 부분은 약속의 땅을 앞에 놓고 직면한 새로운 문제들이 기술된다.
발람의 예언과 백성의 우상숭배、두번째 인구조사와 땅의 분배에 관한문제등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한 최종준비와 과제가 제시된다.
민수기에는 하느님의 능력、공의、거룩함등 하느님께 관한 언급이 많다.
또한 하느님 백성의 나약함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스라엘」백성은 그들이 받은 축복을 망각하고 의심하며 투덜대는데 습관이 된 듯하다.
그들이 시나이를 출발할 때 지녔던 좋은 의도를 잊어버리고 하느님을 믿는 신앙과 하느님 말씀에 대한 순종에서 실패한 결과 그 세대는 광야에서 방랑생활을 계속해야했다. 민수기는 새「이스라엘」로 선택받은 우리가 영원한 약속의 땅으로 향해가는 여정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분명하게 제시해 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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