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모든종교는 그가 가르치는 교의(敎義)가 있고 신도들이 지켜야 하는 종교윤리가 있고 끝으로 종교행위를 결정적으로 완성시키는 종교의식이 있는 법이다. 신앙생활의 심층은 엄숙한 종교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은 영육의 결합체이기에 다시 말해서 보이지 않는 영혼과 보이는 육체의 결합이기 때문에 인간생활에 있어서 눈에 보이는 감각적인 요소가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혼식을 올리고 장례식ㆍ고별식을 하고 졸업식을 하고 경축 기념식을 올린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내용을 보이는 형식을 통해서 표현한다.
소위 말하는「형식」이란 것은「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내용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수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뜨거운 악수를 한다. 악수라는 외적인 형식은 보이지 않는 우정이 담겨있는 그릇이다. 연인끼리 포옹을 하는것도 보이지 않는 사랑의 외적표현이다. 포옹의 심도에 따라 그 사랑의 심도를 측정할수 있다면 가톨릭의 종교의식이 그만큼 다양하고 엄숙한 것은 그만큼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의 상통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혜와 사랑이 있다는 뜻일것이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효성을 표시하는데도 예의바른 말과 단정한 행동으로 표현한다.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표현으로 큰절을 한다.
인간이 절대자이신 하느님 앞에 최대의 경배를 드리기 위해서 옛날부터 사람들은 제단을 만들어 제사를 드렸고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쳐왔다.
성서에도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빵을 들어 감사기도를 올리신 다음 그것을 떼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까22, 19)
이렇게 종교의식을 행하라고 말씀하셨다. 사도 바오로도 말하기를『그래서 하늘과 땅위와 땅아래 서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읍니다』(필립서10, 11)
여기서「예식을 행하라」「무릎을 꿇고」「주님이시라 찬미하며」등등은 모두가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정성 표시이다. 이것이 형식이고 종교상으로는 종교의식이다.
어떤 의식이 성대하면 할수록 거기에 표현되는 인간의 마음도 깊고 고상하며 하느님 앞에 인간이 바라는 경배의 의식이 성대하고 엄숙할수록 그분과의 상통이 더욱 긴밀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는 엄숙하고 다양한 종교의식이 있다.
그 의식의 내용을 모르면 그것은 하나의 형식주의로 끝나버리고 만다.
가톨릭의 의식은 예수님이 직접 만드신 의식, 그리고 교회가 만든 모든 의식은 기도와 성사 그리고 준성사라는 내용으로 표현된다.
특별히 성사문제는 예수님이 제정하신 것이지만 교회가 더욱 아름답게 그 의식을 보충해서 신자들의 신앙을 함양시킨다. 가톨릭신자의 진실한 신앙생활은 교회의식에 따른 전례생활이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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