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결혼도 마다하고 자신을 송두리째 바쳐 봉사의 일생을 살고있다.
서울시 은평구 응암3동사무소 건물쪽 주택가에 자리한 데레사의 집은 바로 김은미씨가 돌보고있는 서른세명의 대가족이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의 성덕으로 가정공동체를 이룬 곳이다.
그녀와 뜻을 같이하는 봉사자 3명이 꾸려가고 있는「데레사의 집」가족은 국교생및 중학생 4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들로서 일곱살 꼬마로부터 84세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있는데 오갈데없는 불우청소년이 22명이며 혼자서는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신체마비자가 8명이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김은미씨가 이같이 불우이웃을 위해 자신을 봉헌하게된 것은 아버지 김두술씨(67세ㆍ알베르또)가 8ㆍ15해방전부터ㆍ20년간 영천본당 주임신부 승용차 운전기사였던 관계로 그녀가 철들때까지 성당에서 자라난 가정환경과 특히 어머니(이영자ㆍ57세ㆍ수산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성당을 찾아오는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항상 정성들여 밥상을 차려주고 옷도 깨끗이 갈아입혀주는 어머니의 선행은 그녀가 지금의「데레사의 집」봉사자로 있게 한 근본동기가 됐다.
6년전인 78년 10월 서울 신림동「예수의 집」이라는 다미안 사회복지회 남자기숙사에 불우청소년의 부모역할을 시작으로 봉사자의 길에 들어선 그녀는 79년 현재의「데레사의 집」으로 옮겨 왔다.
그동안 그녀의 보살핌속에 이곳을 거쳐간 식구들은 줄잡아 2백여명이 넘는다.
그녀가 전국을 다니며 데려 온 불쌍한 사람들이 모여사는「데레사의 집」은 가정을 잃은 불우 청소년들에게 가정의 따뜻함을 안겨주고 각기 적성에 맞는 기술교육을 시켜 취업을 알선、자립의 기틀을 마련해주는 무료 여자기숙사이다.
현재「데레사의집」식구는 국교생 9명、여중생 8명、여고생 1명、검정고시생 3명 간호보조학원생 1명과 어렸을 때 관절염을 앓고 자리에 누운 뒤로 27년간 한번도 앉아본적이 없다는 척추마비환자 박선옥씨(44세ㆍ데레사)를 비롯 눈ㆍ귀가 먼 84세 할머니등 8명의 신체장애자들이 방마다 누워있다.
이들「데레사의 집」가족중환자들은 식사는 물론 대소변과 목욕수발까지 해줘야하는 중환자들이다.
이들 신체장애자외의 식구들은 하나같이 불우한 청소년들로、부모를 잃거나 병들어 쓰러져 오갈데없는 처지에 놓인 것을 김은미씨가 직접 확인하고 이곳 식구로 데려와 학생으로 변신시켜 놓았다.
이들 불우 쳥소년들에게그녀는 여느가정에 못지않은 뒷바라지를 한다. 숙식은 물론 교육비ㆍ피복ㆍ기술학원비ㆍ교통비에 용돈까지.
「데레사의 집」운영은 몇몇 은인들의 성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다미안 사회복지회 파레이문도 신부(수원ㆍ하우현본당주임)가 지원해주고 있다.
따라서 김은미씨도 직접 은인들을 찾아 나서거나 도움을 요하는 서신등을 매일 띄우고 있으나 살림살이의 10%정도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집을 거쳐 간 나의 많은 자녀들(?)이 결혼하거나 직장을 구해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어요. 지금도 이곳을 친정집 오듯 찾아오곤 해요』라며 흐뭇해 하는 그녀는 취업해 나간 아이들이 임금을 제대로 못받거나 사회생활에 적응을 잘하지 못할 때가 가장 가슴아프다고 말한다.
그녀의 하루는 오전 6시 기상、아침기도 아침식사 그리고 학생들의 20여개 도시락싸주기등으로 일과가 시작된다.
이후의 한시간동안 봉사자들만의 아침기도를 봉헌하고 환자돌보기ㆍ가정방문ㆍ은인들에게 편지쓰기ㆍ전화받기ㆍ파 신부님과의 연락ㆍ방문객 맞기등 잠시도 쉴틈이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있다.
『누구든지 우리 집에 오면 모두 착해진다』고 자랑하는 그녀는『장차 한 가정의 주부로 살아 갈 아이들의 인간수업、신부수업에 가장 치중하고 있다』고 밝힌다.
『우리 집이 보도될 때마다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대신 불우한 이웃이 있으니 데려가 달라는 연락밖에 받지 못했다』는 그녀의 자조섞인 고소(苦笑)는 봉사자의 길이 얼마나 어렵고 험난한가를 실감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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