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과 정서가 메말라가는 현실속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불우이웃돕기 연주회를 가져 음악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형제애를 한데 모았다.
지난 11월 17일 오후 6시 원주문화극장에서 열린「불우이웃돕기 자선 백건우 피아노 독주회」는 섬세한 피아노 음률속에 불우이웃의 그늘진 인생에 사랑의 빛을 나누는 따뜻한 인간애의 장으로 승화됐다.
원주교구와 불우결핵환자돕기 단체인 우양회(회장ㆍ김정일)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음악회는 특히 중소도시인 원주에서 열려 문화적인환경이 취약한 지역음악인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세계를 접하는 귀한 체험을 안겨주는등 사랑 나눔과 함께 지방문화 및예술 창달에 도움을 주었다는 평을 들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를 비롯、총대리 이학근 신부 등 교구사제및 수도자들이 대거 참석、사랑나눔에 기꺼이 동참한 백건우씨의 열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후원을 맡았던 원주 MBC 최정연 사장등 관계인사들과 강원지방 음악애호인 6백여명이 자리를 함께하고 섬세하고도 때론 격정적인 백건우씨의 연주세계에 매료됐다.
「피아노의 명인」으로 불리우는 백건우씨는 이날 음악회에서 귀에익은 슈벨트의「피아노 소품 E플랫장조」슈만의「피아노 소나타7번 B플랫장조」를 연주、서정성을 수놓았는가 하면 프랑스의 플랑크作「녹틴」과프로코피에프의「소나타7번 B플랫 장조」를 다이나믹하고 간결하게 표현、자신의 연주 세계를 아낌없이 표출했다.
청중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은 백씨는 답례로 슈만의「피아노소나타」제 2악장을 재연、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자선 연주회는 지난해 우양회 지도 신부인 김태원 신부(원주교구 용소막본당)가 프랑스 유학당시 친교를 맺은 백씨에게 자선 음악회를 제의 1년만에 이루어졌다.
백건우씨는 지난 11월 6일 아내 손미자씨(데레사ㆍ예명 윤정희)와 함께 귀국、이번 연주회를 준비해왔는데 지난 11월 14일 김 신부와 함께 우양회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서울 역촌동 결핵 환자촌을 방문、소외된 이웃의 현장을 찾아 이번 음악회의 뜻을 깊이 인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처음에는 좋은 일이니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한 백건우씨는 『이번 연주회가 그들에게 힘이 된다면 참으로 기쁜 일』이라고 연주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내 손데레사씨의 영향으로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백건우씨는『자신은 아직…』이라며 소박하게 웃었으나 백씨를 아는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하느님을 이미 알고있는 사람으로 입을 모으고있다.
이번 연주회에 앞서 백건우씨는 지난 9월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ㆍ뉴욕ㆍ워싱턴본당등에서 자선및 본당 10주년 기념 연주회등을 개최、가톨릭교회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는데 연주회를 마친 백씨는 11월 20일「빠리」로 돌아갔다.
이번에 원주교구와 공동으로 음악회를 주최한 우양회는 서울 역촌동본당 신자를 중심으로 불우결핵환자를 돕는 단체로、지난 81년 9월 발족돼 현재는 7백여명의 회원들이 서울 서부시립병원과 역촌동 불우결핵환자들을 돕고 있다.
한편 원주교구와 우양회는 이번 음악회의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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