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소년아! 잘 자라라! 』1960년 1월 1일 펴낸 창간호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창간의 말중 일부분이다. 故 노기남 대주교가 쓴 이 축원의 글처럼「가톨릭소년」은 만 24살을 넘기도록 아직도「소년」인채 계속「소년」이기를 고집하면서 12월호로 통권 3백호를 기록했다. 창간과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아름답고 참된 정서를 길러주는 유일한 어린이 잡지라는 명성을 얻기 시작한「가톨릭소년」은「소년」으로 제호를 변경하고 3백호로 자라오는 동안 결코 세류에 휩쓸리지 않았던 지독한 고집장이. 지령 3백호를 맞는동안「소년」(사장ㆍ오지영 신부)은 탄생때의 약속, 순수함을 결코 잊지 않으면서 오직 어린이들의 벗으로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어린이들과 함께 그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正道만을 걸어 오늘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어린이 잡지들이 궤도를 이탈、광고지 오락지 상업지로 전락、진퇴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소년은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만을 지향하면서 일편단심 앞만을 보고 걸어왔다. 그 고집은 여타 어린이잡지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가별똥처럼 사라져가는 풍토속에서도 지령 3백호를 맞게한 소년의 기본정신으로 풀이해 볼수 있다.
「소년」은 한마디로 표현해서 단순하다. 그리고 소박하다. 빈약한듯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속은 꿈과 희망ㆍ소망으로 꽉 차있다. 어린이들의 미래를 곳곳에 담고 있는 사랑의 보고가 아닐수 없다. 소년을 벗삼고 있는 어린이들、또 소년과 같은 마음으로 소년을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의 이같은 평가는 지령 3백호를 기록하는 동안 단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다.
소년은 1960년 1월 1일、「가톨릭소년」을 제호로 창간됐다. 당시 발행인이었던 故 노기남 대주교는 창간의 말을 빌어『가톨릭소년 잡지를 가정에 침투시키라. 각 가정의 모든 어린이들로 하여금 재미있게 보도록 권하고 인도하라』고 부형들에게 권고하고『가톨릭소년은 어린이들의 좋은 스승이요、정다운 벗이 될것이며 어린이들의 미더운 안내자요 동지가 될것이며 아름답고 참된 정서를 길러줄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주교의 전망은 그대로 적중、소년은 만 24년 동안 소년을 읽는 독자들의 미더운 안내자요、동지로 곧게 자라났다. 68년、창간 1백호 기념사업으로 신인 작품 추천제를 실시한 소년은 그로부터 16년동안 동시ㆍ동화부문에서 24명의 아동문학가를 배출해냈다. 꽤나 까다로운 소년지의 추천을 통과한 사람들은 소년의 특성처럼 순수문학작품을 추구하는 아동문학가로 역량을발휘、한국의 아동문단의 발전에도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현재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점가의 화제가 되고있는 시인 이해인 수녀(올리베따노 성베네딕또회)의 경우도 69년~70년 소년의 추천을 거쳐 문단에 데뷔한 케이스. 뿐만 아니라 이상교ㆍ이무일ㆍ이진호ㆍ이대호ㆍ강정규씨등 24명의 소년 출신 작가들은 당시 유일한 발표 무대인 소년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펼쳤고 긍지와 보람속에 소년을 지키고 사랑해왔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쉽게 끌수있는 요란한 장식이부족、대중성이 희박할수 밖에 없는「소년」이「소년」의 진가를 아는 독자층만으로 고전을 하면서도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소년의 성장을 자기의 성장으로 여겨온 출신작가들의 헌신적인 봉사의 자세 때문이었다.
72년「가톨릭소년」의 제호는「소년」으로 바뀌었다.
아름답고 참된 정서는가톨릭 어린이들과 함께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에게도 심어주어야 한다는 사명 의식에 따른 과감한 결단이었다. 대다수 독자들의 선호경향에 영합하지 않고 또 시대의 조류를 외면했던 그 고집은 결국 제 2회「색동회상」수상이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77년 6월、색동회는 소년의 수상공적에서『국내 어린이잡지중 유일한 교양지로 그 겉모습은 가난하기만 하다. 그러나 페이지를 더해갈수록 아름다운 꿈과 확실한 신념、소망이 가득한 부자잡지』라고 격찬했다.
「좋은 잡지를 만든다는 신념과 사명감으로 적자 운영의 늪을 과감히 헤쳐 나온 소년에게 색동회상은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적극적인 격려가 되었다.
앞으로 한달후면 4반세기를 맞는「소년」은 이번 지령 3백호를 기해 떠들썩한 잔치대신 25년간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한「시마을 글동네」의 작품을 추려 한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거짓이 없는 마음들이 그려낸 아름다운 글을 통해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을 함께 나누어보자는 이 소박한 잔치는 소년의 앞길을 명쾌히 밝혀주고 있다.
한편 지난 80년부터 제 5대 사장으로 소년을 길러온 오지영 신부(가톨릭출판사사장、서울대교구 홍보국장)는『상업주의와 영리등시대조류를 타지않는다는것은 소년에게 있어 불변의 진리』라고 강조하고『우리의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나가도록 건전한 양식을 주는 것이 바로 소년의 막중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특히『미래를 꿈꾸는 어린이들을 위해 앞으로 과학적인 관찰력과 응용력을 키워줄수 있는 과학난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힌 오 신부는『선택은 자유지만 선택의 결과는 결코 자유스럽지 못하다』고 지적、『좋은 잡지를 선택할수 있는 안목을 부모들이 먼저 길러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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