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이경이 아가타는 천주교를 신봉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므로 이미 성교의 진리를 알고 있었을 것이나, 그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어어렸을 때 행적은 알 수가 없다. 성장하여 내시(內侍)에게 출가한 그녀는 앵베르(Imbert) 주교에게 그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여 자신의 결혼이 교회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무효라는 허락을 받게 되었다.
남편과 이혼한후 그녀는 친정 어머니가 너무나 가난하였으므로 한영이(韓榮伊)막달레나와 그녀의 딸 권진이(權珍伊)아가타가 살고있는 집에 의탁하여 살았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신심생활을 열심하면서 항상 속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격려하였다
기해교난(己亥敎難)이 한창이던 1839년6월7일에 한 배교자의 밀고로 교우들과 함께 체포된 李아가타는 즉시 포장(捕將)에게 압송당하였다. 이때 한막달레나만이 옥에갇히고 이아가타와 권아가타、그리고 여종 한명은 사관청(仕官廳=捕卒들이 公務를執行하는廳舍)에서 감시를 받고있었는데 그 이유는 배교자 김여상이 권아가타를 꾀어서 함께 도망치려고한 때문이었다.
포졸들은 이 사실을 눈치채고서 곧 두 아가타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조정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고는 관원을 파면시키고 포졸들을 귀양보낸 후 그들을 다시 체포하도록 명령하였다. 관청에서 빠져나온 두 아가타는 서울의 어떤 초라한 집에 숨어 있었는데、함께 석방되었던 여종이 먼저 잡혀서 그들이 있는 곳을 밀고하였으므로 다시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포청(捕廳)으로 압송된 이아가타는 무서운 형벌을 받았지만、꿋꿋한 인내심으로 이를 극복함으로써 신앙을 지켜 나갔다. 그리고 형조(刑曹)로 이송된후에도 형벌과 고문을 순교의 의지로 이겨내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사형선고를 받고 당고개(堂峴)에서 참수(斬首)되었으니、이때가 1840년 1월31일(陰、1839년 12월27일)로 그녀의 나이는 27세였다.
성녀 이 인덕 마리아는앞서 1839년12월29일(陰、11월24일)에 순교한 이영덕(李榮德)막달레나의 동생으로 일찍부터 모친 조 바르바라에게서 천주교 신앙을 배워 입교하였다. 본래 성격이 온화하고 정직하며 겸손하여 언행이 거의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그녀의 부친이 대단히 완고한 외교인으로 천주교를 적대시하였기 때문에그들 모녀는 비밀리에 교리를 행해야만 하였다. 그리하여 모친은 남편이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 틈을 이용하여 딸들과 함께 영세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 부친의 억압은 점점 더 심하여만 갔다.
특히 언니 막달레나는 동정(童貞)을 지키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부친이 외교인에게 출가시키려고 하였으므로 더욱심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막달레나와 부친의 대립은 거의 15년이나 계속되었다.
마리아와 모친은 막달레나를 돕기 위하여 여러가지로 힘썼으나、어찌할 수가 없었으므로 마침내는 집을 뛰쳐나가기로 작성하였다. 처음에 그들이 집 나가는 것을 반대하던 앵베르 주교도 사정이 급박하게 되자 회장(會長)들에게 부탁하여 그들을 보살펴 주도록 하였다. 조그마한 지에서 굶주림과 추위로 많은 고생을 하였지만 그들 모녀는 이제 마음놓고 천주교를 신봉하는데 보다 큰 위안을 얻을 수가 있었다. 더욱이 이(李)까타리나 모녀가 그 집으로 와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부터는 굳건한 순교의 의지를 쌓게 되었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하는 한결같은 정성으로 합쳐진 이 여인들은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박해를 이겨 나가자고 권면하였다. 그리고 주교께서 체포되면 함께 자수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자수할 기회를 갖지는 못하였다.
기해교난으로 천주교인의 색출에 혈안이 된 포졸들이 그집으로 들이닥쳤던 것이다.
포장 앞으로 압송된 이 여인들은 심한 고문과 형벌을 받게 되었다. 마리아는 형벌을 참아내면서 신앙심을 지켜나갔으며、또한 옥중생활에서 오는 굶주림과 목마름을 신앙심으로 극복하였다. 그후 형조로 이송된 그녀는 그곳에서 다시 가해지는 형벌을 받으면서도 항구심(恒久心)을 잃지 않았다. 결국 형조에서는 그녀의 마음을 꺾을 수 없음을 알고는 사형을 선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마리아는 언니 막달레나가 순교한지 1개월후인 1840년 1월31일에 당고개에서 참수되었던 것이니、이때 그녀의 나이는 22세였다. 이로써 그녀는 언니와 함께 동정과 순교의 두 가지 영광을 얻고 천상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