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혹은 목발을 짚고」신체장애자들이 봉사자들과 함께 엮어낸 한편의 연극은『어떠한 일이라도 정상인 못지않게 할수있다』는 장애자들의「인간선언」이었다. 장애자들의 연극「여왕과 반역자」는 관람자들인 또 다른 장애자와 수많은 정상인들에게 싱싱한 새 삶의 의지를 한껏 불러일으킨 감동의 무대였다.
인천교구 남성장애자 모임인 엠마우스회(지도ㆍ박찬용 신부、회장ㆍ정지명)가 창립 3주년을 기념、장애자들도 삶에 대한 투철한 신념으로 역경과 시련을 이겨낼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신체장애자들의 무대는 12월 8일 토요일저녁 7시와 9일 일요일 오후 4시 두 차례에 걸쳐 펼쳐졌다.
인천시 답동소재 가톨릭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진 장애자들의 첫 연극「여왕과 반역자」공연에는 같은 처지의 장애자들은 물론 교구장 나길모 주교와 성직자ㆍ수도자ㆍ수녀ㆍ평신도등 6백 50여명의 이 2백석이 정원인 공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관람、어제와 오늘의 어둠을 벗고 투명한 내일을 지향하려는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권력쟁취를 위한 혁명의 와중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을 기회주의자가 무참하게 짓밟아버리는 인간들의 양상을 그린 이번 연극은 상황을 설명하는 어려운 대사를 무난하게 소화한 출연진들의 열연과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한 배역선정이 훌륭했다는 평을 들었다.
엠마우스회 지도 박찬용 신부(숭의도본당주임)의 시작기도와 인사말로 시작된 이번 공연은 여성장애자 자매단체인 인천「사랑의 고리」회원들의 합창 찬조출연ㆍ뇌성마비자 연규홍회원(스테파노ㆍ강화본당)의「예수야 네가 죽었느냐」라는 절규에가까운 시낭송ㆍ연극「여왕과반역자」공연ㆍ연출을 맡은 공관섭회원(요한 비안네스ㆍ소사번당)의 연극준비에 대한 경과보고ㆍ정지명 회장(요아킴ㆍ송도본당)의 회장인사ㆍ「사랑해」합창 순으로 진행했다.
연출총감독 공관섭씨는 이날 경과보고에서『유고베티작「여왕과 반역자」를 공연하기까지 엠마우스회의 실정에 맞는 간단한 무대장치와 츨연자 수를 고려한 작품선정이 늦어진 관계로 2개월이 채 안된 짧은 연습기간동안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하는 강행군을 해 왔다』며『연습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을 전폐하거나 시외각지역에서 택시와 휠체어를 타고 혹은 목발을 짚고 매일 연습에 참여한 출연진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애자의 해」였던 지난 81년 11월 19일 회원 15명으로 출범한 엠마우스회는 지난 4월 교구승인을 받으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데 출범후 3년동안 소아마비ㆍ척추마비ㆍ뇌성마비ㆍ맹인등 신체장애자 55명과 장애자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정상인봉사자 25명등 80명의 대가족을 이루어 왔다.
84년 12월 현재 10여명의 회원인 수도회에 입회하는등 수도성소의 온상이 되고 있는 엠마우스회는 회원각자가 장애자들도 하느님의 사랑안에 능력이상의 일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운데 자신들보다 더 불우한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기도하는 단체로 비신자장애자에 대한 전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병원으로부터 입원하라는 통지를 받고도 2차례의 이번 연극공연에 휠체어를 타고 첨석한 엠마우스회 정지명 회장(48세)은『이번 연극을 통해 장애자들도 한 사람의 정당한 인간으로 보아주는 사회의 눈이 길러졌으면 좋겠다』며『장애자들의 활동에 많은 이들이 참여해줄 것』을 요망했다.
현재 엠마우스회에는 군입대등으로 결원이 생긴 남성봉사자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 신체장애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젊은 남성들의 많은 가입이 특별히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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