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예정자는 혼인성사를 받기에 합당한 내적, 영적 준비에 우선적으로 주력하고 외적, 물질적 준비는 절도있게 하여야 한다.” (한국지역 교회법 104조 2항)
혼인을 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며 가정을 통하여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드러내시는 구원의 시작이다. 만물의 창조주께서 부부공동체를 인간 사회의 원천과 기초로 삼으시고, 또 당신 은총으로 그리스도와 교회안에서 큰 성사가 되게 하셨다. 한마음 한몸으로 살아가는 부부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더 나아가 일체를 이루시는 성삼위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성사이다. 그러므로 믿음의 자녀라면 그리스도안에 일치를 이루는 합당한 혼인성사가 되기 위해 같은 신앙의 배우자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만일 아직 믿음이 없다면 입교를 시키고 교리를 가르쳐 세례성사로 준비되어야 한다.
모든 것에 시작이 중요하듯 결혼의 시작이 하느님안에 사랑의 끈으로 묶이는 혼인성사야말로 커다란 축복이며 결코 풀릴수 없는 유쾌한 멍에요, 은총의 시작인 것이다. 수도자들이나 성직자들이 사제서품이나 종신서원을 앞두고 열흘이나 한달간 자신을 정리하는 피정의 시간을 갖듯이 결혼준비로 분주한 혼인예정자들은 충만한 결혼준비를 위해 조용한 피정이나 약혼자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등으로 내적이며 영적인 준비를 해 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므로 외적인 준비도 잘 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가며 하나가 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결혼을 준비할 때 늘 문제가 되는 골칫거리 중에 하나가 예단(禮緞)이다. 예단이란 한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가는 신부가 시댁 어른들에게 인사를 올리며 정성을 표하는 것이다. 예단은 글자 그대로 본래 시댁에 드리는 비단을 뜻하는 것으로 옛날에는 비단이 무척이나 귀했기 때문에 신부가 시집가는 집안에 선물로 드려 예를 표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본래의 정신은 사라지고 현금과 현물 액수에만 신경을 쓰다가 자칫 갈등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여인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예단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시어머니 되실 분이 보자 하셔서 찾아 뵈었더니 편지봉투를 하나 주시더니 그대로 준비하라고 하셨답니다. 봉투를 받아들고는 ‘도대체 준비해야 할 예단의 물목이 얼마나 많으면 봉투를 주시는가?’ 싶어 집에 와서 봉투를 열어보니 “화목(和睦)”이라는 큰 글씨가 써 있고 그 밑에 “우리 집안에 네가 가지고 와야 할 것은 <화목>이라는 예단말고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단다. 곱게 자라 우리집 며느리로 들어 와 주어 고맙다”라고 씌어 있더랍니다.
혼수와 예단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 상대 집안을 배려하고 의논하며 자신들의 분수에 맞는 절도있는 준비여야 한다. 그리고 형식적으로 돈이나 오가며 더가고 덜오고해서 마음에 앙금을 갖기보다는 함께 정성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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