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으신 목자 안명옥 부교구장 주교 서품식」. 마산교구 부교구장 안명옥 주교의 서품식 당일은 수십년 만에 갑작스레 몰아친 폭설과 한파가 말끔히 사라진 날. 마산교구 출신 사제가 주교로 서품돼 교구민들의 기쁨이 두배가 된 축복의 날이었다.
폭설·한파 말끔히 사라져 안도
●…김추기경은 이날 축하식 축사에서 『우리나라에서 힘이센 성씨가 「안·강·최」라고 알고 있는데 그중에서 한파를 몰아낸 안씨가 제일 센 것 같다』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추기경 말처럼 서품식 전날까지 기승을 부리던 폭설과 한파가 서품식날은 한겨울 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로 바뀌어 안명옥 주교 서품준비위원들에게 안도감을 선사. 추기경은 『안주교님의 사랑과 평화의 힘이 따뜻한 봄날같은 편안함을 우리들에게 선사한 것 같다』고 덧붙여 청중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200명 대합창 소리 분위기 한껏 고조
●…이날 서품식에선 마산교구 연합성가대 대원 200명의 합창 소리가 서품식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는데, 각 본당 성가대원들로 구성된 연합성가대는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등 미사곡을 도맡아 연주했다. 특히 고난도의 축가 「신의 영광」(베에토벤 곡)을 절묘한 화음으로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찬탄을 자아내기도. 또 교구 연합반주단 「사랑, 샘 밴드」14명의 단원들은 이날 반주를 담당해 기량을 뽑냈다.
각종 축하 현수막 물결 넘쳐
●…서품식이 펼쳐진 창원실내체육관에는 마산교구 수녀연합회, 성령쇄신봉사회 등 교구 내 각종 기관이나 단체에서 붙인 축하 션수막이 난무(?), 이날 안명옥 주교 서품이 모든 교구민들의 기쁨의 행사임을 증명하기도.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봉사자들은 안주교가 답사에서 감격어린 목소리로 『수없이 크고 작은 허물로 점철된 저에게 부여된 이 새 소임은 마땅히 비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자하 『우리 안주교님은 너무 겸손하신 분』이라며 『얼마나 힘드셨으면 저런 말씀을 하시겠냐』고 울먹이는 모습들.
새 고행길 접어든 주교님 생각에 ‘눈물’
●…이날 서품식엔 송영규·김만수·황태웅·김창대·강효식 신부 등 동기신부들도 많이 참석했는데, 마산교구의 유일한 동기인 구병진 신부(진주 하대동 주임)는 『성인호칭기도 동안 엎드려 있는 안주교님 모습을 보고 새로운 고행길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핑돌았다』며 돈독한 동기간의 정을 표시하기도.
안주교의 어머니 방경달(아녜스) 여사는 서품식 내내 눈을 감고 아들 주교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폭설 때문에 서품식 전날 2시에 예약한 비행기가 못뜨자 밤 기차표를 어렵게 구입, 부산에 8일 새벽에 도착한 방여사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채 창원 서품식장으로 달려왓다고.
폭설로 동료 주교들 참석 못해 아쉬워
●…한편 이날 서품식은 원래 참가하기로 한 일부 주교들이 폭설로 내려오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는 『공항에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국 비행기를 못탔다』며 『그러나 오늘 오후 2시에 성당에서 안주교님을 위해 기도드렸다』는 메시지를 팩스로 보내와 참가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혁규 경상남도 지사는 축사를 통해 『우리 지역에 이렇게 큰 목자를 보내 주신 주님께 310만 도민과 함께 감사 드린다』며 『안주교님을 비롯 천주교 신자분들이 지역 사회에 더 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 주길』당부하기도.
내기 바둑서 진 빚 즉석 탕감
●…이날 축하식 후 펼쳐진 축하연에서 안주교는 20년이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남해본당 주임신부였던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온 수십여명의 남해본당 신자들의 축하인사를 받기도. 안주교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이들의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며 반갑게 인사해 사려깊은 사목자의 모습을 보였다. 또 제자신부들과 뜨거운 포옹을 하는 등 사제간의 정을 한껏 나누며 신학교 시절의 여러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특히 김정훈 신부(남지 본당)가 『신학교 시절 내기 바둑에서 진 빚 담배 7000갑을 탕감해 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하자 안주교는 『탕감해 준다』고 시원하게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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