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 서점을 나가보면 여느 때보다 예수 관련 서적들이 눈에 많이 뜨인다. 「최고 경영자 예수」「예수의 비즈니스 리더쉽」「예수의 인간경영과 마케팅 전략」등으로 시작되는 책들이 종교 파트에서가 아닌 비소설이나 경제·경영파트로 분류돼 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더로서의 예수의 면모를 부각시킨 이러한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비신자들 뿐 아니라 신자들까지도 편중된 잣대로 예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야기로 푸는 예수님의 리더십」「예수의 리더십 57가지 비밀」「예수님의 티칭 스타일」「예수님과 함께 하는 지도력」등의 책들은 예수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최고경영자에 비유함으로써 예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리더쉽과 경영전략을 열거해 놓은 책들이다.
또한 「예수의 샅바를 잡다」「청바지를 입은 예수」「예수의 뭇음」등은 예수의 삶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면 등을 부각시켜 이른바 「예수 새로 보기」의 관점에서 예수의 일생을 통해 현대인들의 생활지침 등을 설명하고 있는 책들이다.
이러한 책들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첨단 디지털 문명으로 갈수록 최고경영자에게 지적인 능력을 넘어 구성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능력까지 겸비한 전인적인 리더쉽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완벽한 리더쉽이 2천년 전에 생존, 역사상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예수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신앙의 유무를 떠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러한 책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의 여성 CEO(Chief Executive Officer·최고경영자)인 로리베스 존스가 쓴 「최고경영자 예수」(한언출판사)에서는 예수의 지도력과 성품, 인격 등을 기업경영측면에서 재조명해 하나의 완벽한 상(像)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수의 인간경영과 마케팅 전략」(이동진 역/해누리) 또한 리더쉽과 함께 광고 마케팅 전략의 해법을 예수에게서 찾고 있는 책.
이 책에서는 단숨에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성패가 엇갈리는 현대의 광고 마케팅 전략의 특성상 ▲예수의 철저히 압축된 문장 ▲단순한 언어선택 ▲성실한 묘사 ▲반복 등의 능력을 PR과 판매전략의 시대를 살아가는 경영인과 마케팅 종사자들이 배워야한다고 말한다.
또 해냄출판사가 펴낸 「예수의 비즈니스 리더쉽」(찰스 C. 맨즈)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리드하도록 배워라 ▲리더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용서를 행하라 ▲다른 사람을 섬기는 리더가 되라 등 예수의 리더로서의 덕목을 나열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수 조영남씨가 색다른 관점에서 예수를 바라보고 쓴 「예수의 샅바를 잡다」(나무와숲)에서는 저자가 『믿음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대상인 예수의 외면과 품성을 헤아려 나감으로써 그를 닮아가자』고 적고 있으며 『예수를 허공에다 놓고 맹탕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씨름꾼이 샅바를 잡듯 바짝 끌어당겨 바로 보고 바로 알고 바로 배우자』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2천년 전에 생존했던 인간 예수를 두고 신학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책들이 최고경영자의 완벽한 리더쉽이 요구되는 시대의 조류를 타고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톨릭대 출판부장 이동익 신부는 『세속주의적 관점에서 종교적 삶과 현실의 삶을 너무 밀착시켜 바라보는 경량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실적 가치로 예수를 판단하는 것은 기복적 신앙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신부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로서의 덕목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인간을 사랑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눈을 갖고 경영하는 것이 그리스도 신자의 바른 정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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