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 큰 은혜를 입어 송구스럽습니다. 오늘까지 기도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1월 10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최영수 주교는 이렇듯 겸손과 감사의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임명 발표가 이틀이나 지났지만 주교직의 중압감을 떨치지 못한듯 여전히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항상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지만 인간적인 사고가 앞서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용서하시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새삼 감사를 느낍니다』
전혜 예상못한 가운데 처음 임명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현실이 나에게도 닥치나」생각하며 무척 당황스러웠다는 최주교는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여야한다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하겠다고 밝혔다.
본당사목과 함께 다양한 특수사목을 경험해오면서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성소못자리에 김을 매고 거름을 주며 잘 자라기를 바라는 농부의 마음을 배웠다. 또 희망원과 병원에 있으면서 소외된이나 어려운이들에게 다가가는 복지사업의 중요성을 생각했으며, 신문사와 방송국의 소임을 맡고부터는 대중 매체를 통한 선교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체감하고 시대에 맞는 선교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모든 것에 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주교는 자신이 「보좌주교」임을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교구장을 잘 보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능력을 총 동원해 잘 보좌할 것이며, 그분의 뜻을 새기고 실천하고, 그분의 손이 되고 발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노드 결과에 따른 본당기구개편의 정착과 소공동체 활성화 등 교구 사목현안에 대해 자신은 오랫동안 특수사목분야에 있어서 깊이 관여하지 않았음을 전제하고, 『교구장님이 그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뒤에서 같이 부좌해 사목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교구 사제단의 일치를 위해 힘닿는데까지 노력하겠다는 최주교는 교구장을 중심으로 사제단이 일치될 때 교구가 살아 움직이고, 신자들에게도 일치를 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31년 사제로서의 삶을 지탱해준 모토는 「그리스도와 함께」였다고. 그리스도와 함께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했으며 특히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는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 묵상하며 기도하다보니 결과는 항상 좋았던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연하게도 지난해와 올해 교구장 사목교서의 모토도 「그리스도와 함께」여서 반가웠다며 주교문장에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클라레운동을 통해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복음을 사는 모습을 배울수 있었으며 사제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40년넘게 해온 우표수집이 취미라고. 지금도 새로나온 우표의 진지를 모으고 있지만 바빠서 정리를 못하고 있다는 최주교는 언제 시간이 되면 최익철 신부의 조언을 받아 분류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최영수 주교 약력
42년 중국 만주 흑룡강성 혜륜현 선목촌 출생
60년 3월 경북고등학교 졸업
70년 11월 사제수품
70년 11월~71년 10월 신암본당 보좌
71년 11월~72년 10월 대본본당 보좌
72년 10월~76년 10월 영천본당 주임
77년 1월~79년 4월 이탈리아 포콜라레 사제학교 유학
79년 12월~82년 9월 관리국장
82년 7월~91년 10월 학교법인 선목학원 사무국장
82년 8월~86년 1월 산격본당 주임
86년 1월~90년 6월 대구가톨릭대 사무처장
90년 6월~91년 3월 논공본당 주임 겸 대구시립희망원 원장
90년 6월~91년 2월 논공가톨릭병원 원장 겸 대구정신병원 원장
91년 3월~95년 7월 성동본당 주임
95년 7월~97년 2월 가톨릭신문사 사장
96년 1월~현재 대구평화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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