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작년 5월 영국 캠브리지 현지히사에 취업을 해서 고국을 떠난 지 4개월 됩니다. 적응기간이 필요해 가족은 한국에 두고 혼자 처음 이곳에 와서 인터넷으로 캠브리지에 한국인 개신교회가 있음을 알았고,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영국 온지 한달 만에 처음 만난 한국인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인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목사님은 거주할 집을 알아보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교회예배 참석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외로움에, 그리고 천주교와 개신교는 원래는 같은 종교였고 사람이 나눈 것에 불과하니 하느님 뜻만 제대로 따른다면 별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교회의 성가대장 직분까지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집사람으로부터 크게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고 일주일간 편지도 안하겠다더군요. 그러다 전화상으로도 그 일로 다시 다투었습니다. 종교로 인한 가정문제는 처음 경험입니다.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멀리 영국의 캠브리지에서 회사일로 가족을 떠나 홀로 해외 생활에 참으로 수고가 만습니다. 그리고 객지에서도 신앙생활을 유지하려는 형제님의 노력에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형제님은 가톨릭 신자이지만 영국에서 처음 적응하는 과정에서 목사님께서 친절하게도 방을 구해주시고 여러 가지 신앙상담을 해 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한인천주교회를 잘 모르는 관계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목사님과 지금에 와서는 인간적으로 목사님의 교회를 떠나지 못하는 인연으로 지내고 계십니다. 그런데, 부인께서는 또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사랑하는 남편이 가톨릭 성당에 나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로 남편을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감정이 상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제가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부부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며 우선입니다. 때때로 부부가 종교가 다른 경우 조심스럽게 배우자의 신앙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두 분은 이미 가톨릭이라는 하나의 종교를 갖고 있으며, 부인은 종교의 일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남편이 부인을 사랑한다면, 이것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편이 개신교로 개종하려는 의사도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목사님의 인간적 정에 대한 태도입니다. 형제님이 낯선 영국 땅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목사님께서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기회로 자기의 교파로 신자를 오게 하려는 뜻이 있었다면 이것에 대해 형제님은 종교적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형제님이 혼자라면 몰라도, 형제님은 사랑하는 아내와 부부로서 일생을 살아가며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처지인데, 이것에 대해 부인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셋째, 신앙생활과 인간적인 교우관계를 원만히 하십시요. 이미 형성된 인간관계 때문에 목사님의 교회를 다녀야 한다면, 이 점에 대해 부인에게 성실하고 설득력 있게 납득시키십시요. 자신의 가톨릭 신앙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요. 그러나 신앙문제에 대해 이미 부인과 신경전을 쓰는 단계라면, 그리고 개신교로 개종할 의사가 없다면 부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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