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유박해 200주년이다. 신유박해는 천주교에 대한 정부의 첫 공식박해로 500여명에 달하는 천주교 신자들이 희생된 대규모 박해였다. 한국교회가 이미 103위의 성인을 갖고 있지만 신유박해를 포함해 초기박해의 순교자들은 모두 제외돼 있어, 한국교회는 올해 신유박해 200주년을 맞아 이들에 대한 시복시성 청원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시복시성은 단순히 새로운 성인들의 탄생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순교신심을 고양하고 이를 일상 삶 속에서의 복음화를 실천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당야한 신심행사와 순교자 현양 운동을 함께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는 특히 2000년 대희년 기간동안 주어진 전대사의 은총을 신유박해 200주년인 올해에도 받을 수 있도록 교황청에 요청했고 사도좌 내사원은 이러한 한국교회의 청원을 받아들여 대희년 칙서에 첨부된 고령의 내용에 따라 2002년 2월 4일까지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103위 한국성인 탄생 후 한국교회 전체에서 보여주었던 뜨거운 순교신심의 열기가 다시 한번 되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속적인 북한 지원
지난해 분단 역사 안에서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분야에서도 올 한해는 또 다른 도약을 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의 이산 가족 상봉은 한국 국민과 교회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화제가 됐으며 두 정상의 만남은 그야말로 통일의 때가 이르렀다는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왔다.
이처럼 한반도와 동북아의 국제 정세가 상당한 변화를 겪음에 따라 한국교회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이룰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로 주어졌다. 북한의 식량난에 따른 나눔의 실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한편 본격적인 통일 과정과 이후 시대를 대비한 연구와 사목적 대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윤리문제에 대한 대책에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도 악명이 높은 낙태 문제를 본격적으로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교회의는 신자 국회의원들과 함께 낙태를 조장하는 악법으로 지목되고 있는 모자보건법의 폐지를 위한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주교회의 차원에서 낙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폐지청원서에 서명한 신자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공청회 등을 마련할 계획도 포함돼 있다.
정보화 적극 대응
정보화사회에 대한 교회의 대응도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정보사회에 대한 대비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상당한 성과를 거둔 한국교회는 그러나 여전히 일반 사회의 정보화 추세에는 상당히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터넷 방송이 우후죽순격으로 설립됐고 각종 형태의 성인방송이 세워지면서 사회 풍속을 해치는 음란물이 공식화되어 왔다. 연말에는 인터넷 자살 사이트의 영향으로 인한 동반 자살, 청탁 자살 사건이 발생해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한국교회도 지금까지 단순히 교회 행정적인 편리를 도모하는 이상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체의 개발에 관심을 갖고 사이버 세계를 순화할 수 있는 사목적 대안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상 농어촌 교구의 경우에는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는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확보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정보사회의 조류에 발맞춰가는 것이 매우 힘겨운 상태이다. 정보화가 어느정도 진척된 교구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요청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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