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밖 가난한 이들을 찾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해외선교지에 왔는데 예상을 깨고 여기 사람들의 얼굴이 밝네요. 정말 감동적이고 마음이 벅차요.”
“이렇게 봉사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감사하지요. 시간이 가며 쌓이는 피곤과 짜증을 작은 배려로 감싸 안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지난번 살레시오회와 국제청소년지원단이 주관한 청소년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했던 한 청소년과 사제의 말이다.
교회 안 본당과 단체들의 해외선교 프로그램도 많아졌지만,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참여하는 이들 가운데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성인 신자나 비신자들도 해외선교를 통해 복음과 어우러지는 값진 땀의 의미를 체험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지난 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는 ‘지구시민’을 자청하는 청년 2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올해 주최하는 국제청년자원활동단 ‘띠앗누리’의 제12기 단원들.
이날 14박15일 일정의 몽골 자원활동을 떠난 이들은 ‘지구시민으로서의 청년’이라는 주제로 양국 문화를 교류하고, 자원활동 등을 펼치며 젊은 날 다양한 체험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발대식을 갖고 띠앗누리 선서를 외쳤으며, 해외의 어려운 이들을 돕겠다는 마음을 공고히 했다. 이웃나라 몽골로 떠나는 이들은 교회 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대전교구 몽골선교후원회도 8월 8일부터 12일까지 몽골 선교지를 방문해 다양한 해외선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 띠앗누리 12기 단원들이 4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몽골로 자원활동을 떠나기 전 발대식을 거행하고 있다.
한국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프로그램 담당 손선영 선교사는 “신앙을 의무로만 혹은 책임감으로만 받아들이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하느님 안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기 위한 선교활동에 나설 수는 없다”고 전했다.
휴가철 해외선교를 떠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다. 하느님이 건네주는 기쁨과 행복을 어려운 이들과 나누기 위한 마음가짐만 준비돼 있다면, 해외선교 일정의 반은 이미 체험한 셈이다.
한국 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 회장 이종승 신부는 “선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안에 계신 그리스도와 만나는 일로, 만남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물론 신앙을 보다 심화하고 하느님과 가까워지는데 도움을 준다”며 “선교사들이 각 선교지에서 현지인들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국교회 전체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해외선교사로 나서는 초석
해외선교에 대해 지속적 관심이 생긴다면, 외방선교의 뜻을 모아 설립된 한국외방선교회의 후원회원이 되는 방법도 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 15)는 말씀을 바탕으로 민족과 언어, 문화, 종교의 경계를 뛰어넘는 한국외방선교회의 의지에 따라 해외선교 활동이나 선교사와 함께 선교지 체험에 동참할 수 있다.
현재 파푸아뉴기니, 대만, 중국, 캄보디아, 모잠비크, 필리핀 등지에서 선교사제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직접 선교를 떠나지 않더라도 후원회원이 돼 선교사제들과 선교사제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신학생들의 양성을 지원할 수 있어 해외선교에 간접적으로 동참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해외선교사의 길을 걷고자 결심한 사람은 한국 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나 골롬반 평신도 선교팀 등 해외선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된다. 성직자와 수도자뿐 아니라 해외선교에 뜻을 둔 평신도라면 교육과정 수료와 함께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페루, 카자흐스탄 등에 파견돼 다양한 선교활동을 펼칠 수 있다.
수원교구 직암선교후원회는 한국교회의 초석을 놓은 직암 권철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노력을 본받아 복음을 해외에 전하겠다는 설립이념을 가진 단체로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선교사제회를 지원한다. 이곳은 중국 선교 발판을 마련하고 평신도 선교사를 양성하며 중국 및 북한 선교 관련 자료를 수집, 연구하는데, 장기선교봉사자와 단기선교봉사자로서 해외선교에 함께할 수 있다.
장기선교봉사자는 수원가톨릭대 하상신학원에서 2년 과정의 교육을, 단기선교봉사자는 영성수련 과정 및 현지 언어과정, 1년 간의 선교봉사자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손선영 선교사는 “‘내’가 아닌 ‘네가 필요한 것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나눌 수 있는 ‘열린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해외선교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