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는 무엇인가 색다른 여름의 맛을 찾아나서 보는 게 어떨까. 봉사활동은 ‘타인을 위한 희생과 배려’를 넘어 한동안 소비하기만 했던 심신을 다시금 채워나가는 재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가족단위로 나선다면 자녀들에게 ‘이웃을 위한 사랑과 나눔’은 물론 ‘더불어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진정한 인성교육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봉사활동은 더할 나위 없는 피서의 장이다.
봉사활동 프로그램과 그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 추천! 봉사활동 프로그램
횡성군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께 발마사지 봉사
횡성군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사회 우리 이웃들의 삶 속 다양한 부분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이번 여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방학 프로그램을 마련, 봉사활동과 관련한 기초교육과 지역 내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복지관에서 발마사지 교육을 받은 후, 지역 내 복지시설 방문과 함께 어르신들께 발마사지를 수행하게 된다. 활동기간은 7월 26일부터 28일까지이며, 신청은 20일까지 받는다.
※ 문의 070-8290-6787
▲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은 학생 봉사자들이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아이들과 놀아주며 희망 선사
강원도 청소년활동진흥센터는 이번 방학기간 동안 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소년수련활동인증제로서 ‘Fun(펀) Fun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며, 봉사활동에 대한 기본교육과 보드게임 방법 교육을 실시하고, 센터 관할 지역 내 아동센터를 방문, 보드게임을 가르쳐주고 함께 놀아주게 된다.
※ 문의 033-731-3704
▲ 제주 신성여고 자원봉사동아리 ‘비데스주니어’ 주민 대상 봉사활동에서 김연희 회장이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부랑인 도울 장기봉사자 모집
서울시립 은평의마을은 지역 내 구청, 경찰서, 국공립 병원 등에서 입소 의뢰된 남성 부랑인 사회복지 생활시설로서 생활인의 거주보호, 시설 내 환자 치료, 재활사업, 인식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의 생활 속에 함께할 수 있는 장기 봉사자들을 찾고 있다. 생활 및 운동, 프로그램(웃음치료 등) 보조, 시설청소, 재능 봉사(한글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 문의 02-3156-6334, 6
서울 요셉의원
노숙인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요셉의원은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이다.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따뜻한 나눔의 손길에 동참하고 싶다면 요셉의원의 문을 두드려 보자. 자원봉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건장한 남성 청년이라면 청소와 원내 정리 등 땀 흘려 일하는 것도 좋다.
※ 문의 02-2636-2476
여주 라파엘의 집
시각장애인의 손발이 되어
시각중복중증장애인 16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라파엘의 집은 생활에 밀접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
식사, 산책, 생활 보조, 말벗되어주기 등이 그것. 참여 인원이 많이 몰리는 주말보다 평일에 나서는 것이 좋으며, 미리 날짜, 시간 문의는 필수다. 또한 시설이 조금 외진 편이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에도 시설에 미리 연락해보는 것이 좋다.
※ 문의 031-883-6637
▲ 까리따스방배복지관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 ‘시나브로’ 학생들이 장애아동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 독거노인 식사대접
유락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경로식당에서는 저소득층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식사 배식과 설거지, 식재료 다듬기에 참여하며, 활동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가족 단위는 물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문의 02-2235-4000
■ 수기 / 봉사활동이 나에게 준 것
“생명 소중함·부모님 사랑 깨달아”
지난해 여름방학, 부모님과 함께 보육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나 자신보다 먼저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라는 부모님의 권유였다. ‘이번 방학에도 학원만 다니다 끝나겠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봉사활동은 정말 의외였다. 그렇게 호기심은 생겼지만, 예쁜 경치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여행도 아니고, 친구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빼앗긴 터라 봉사활동을 간다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어머니는 친구분이 봉사활동을 다니신다는 보육원을 추천하셨다. 0세 영아부터 취학 전 7살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했다. 그곳의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에게 버려졌거나 부모가 형편이 어려워 아이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맡겨졌다고 하니 괜히 코끝이 매워지는 것 같았다.
보육원에 도착해 차근차근 설명을 들었다. 아이를 안는 법과 우유 먹이는 방법 등 하나하나 신기하기만 했다. 설명 후 아버지는 시설 정리 및 청소에 나서시고, 어머니와 나는 1세 아기들이 생활하는 방으로 배정됐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울고 있는 아기를 안아본 순간 한없이 따뜻한 느낌이 문뜩 솟아올랐다. 아기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편안해 보였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고, 팔이 아파 잠시 아기를 내려놓으려던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의 정이 그리웠던 아기가 울기 시작했고, 다시 안을 때까지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우는 아기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이 조그만 녀석도 내가 잠시 다녀갈 뿐이라는 것을 아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자 금세 속상해졌다.
하루 종일, 아기와 함께 생활하면서 시시각각 마음이 변했다. 예쁜 아기들을 보면 행복하고, 우는 아기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 더불어 생명의 소중함과 부모님의 사랑도 깊이 깨닫게 됐다.
지난 여름방학 봉사활동의 경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과 후회를 동시에 느끼게 했다. 그리고 나는 새로이 나를 버리고 주변을 돌아보겠다고 결심했다. 또한 예쁜 아기천사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 내 장래희망은 아기천사를 돌보는 보육교사와 사회복지사다.
요즘 여름방학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나랑 이번 방학에 봉사활동 하러 갈래?”
- 이미영(가명·헬레나·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