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당사자는 될 수 있는 대로 혼인 전에 견진성사와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지역교회법104조3항)



인간은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성체를 영함으로써 영적 성장을 이루며 견진성사를 통하여 신앙의 어른이 되기에 견진성사를 받지 않고 혼인성사를 받는 것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어린아이를 결혼시키는 조혼과 같은 것이다. 혼인을 위해서는 육체도 어느 정도 성장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신앙적으로 성숙된 영성을 준비하는 내적성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너무나 소홀한 현실이다.

요즘 사교육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욕심을 내는 반면 신앙과 인성에 관하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외적인 가치에만 관심이 있는 현대인들은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하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신앙생활조차도 취미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부모 손에 이끌려 주일학교에 다니고 첫영성체도 받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 경쟁사회에서 이기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성당에서 멀어지며 부모조차도 보이는 가치에 현혹되어 자녀들의 신앙성숙에 등한시하게 되고 견진성사에는 아예 관심조차도 없다. 어떤 경우에는 혼인성사를 준비하는 신랑신부와 면담도중 첫영성체도 받지 않은 상태가 드러나 신부를 당혹하게하는 말못할 경우도 종종 있다.

가정은 인간성과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이므로 기본적인 덕행과 예의범절, 그리고 책임감과 사랑을 배울 수 있는 분위기속에서 부모는 전인교육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사랑과 신심으로 가득찬 가정환경을 조성해 주고 자녀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정속에서 올바른 신앙교육을 받으며 견진과 고해성사로 혼인성사를 준비해야 참된 가정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결혼 전에 고해성사를 준비시키는 것은 하느님 앞에 부부로서 서약하는 두 사람의 혼약이 깨끗한 영혼으로 일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합당한 혼인을 위한 준비로 먼저 조용한 성찰을 통해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며 결혼의 숭고한 결심이 결코 세상 안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세례증명서만을 증빙서류로 제출해오던 혼인구비서류에 견진증명서도 추가해야 하며 아울러 합당한 혼인성사를 위해 고해성사표도 첨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그리고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여 중학교때 주던 견진성사를 초등학교 6학년때에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하고 혼인 전 견진성사를 받지 못했다면 견진성사가 이루지는 가까운 본당에서 견진성사를 받고 혼인에 임하도록 사목자들이 권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혼을 준비중인 청년들만을 위하여 혼인 전 교육으로 견진교육이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교회내에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들을 혼인시키기 전에 먼저 우선적으로 견진준비가 되어 있는지 보살피고 고해성사를 자주 보며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참된 자녀들이 되도록 선도하고 모범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