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결혼이민자 여성과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주말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찾는 안양 엠마우스. 안양 엠마우스(전담 김종용 신부)는 그만큼 다양한 이주민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안양 가톨릭복지회관(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676-136) 안에 위치한 안양 엠마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복지회관 1층에 ‘사랑의 국수가게 2호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은 잔치국수 2000원, 우리밀 잔치국수 2500원 등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국수를 팔고 있는 것은 물론, 베트남 쌀국수, 비빔밥 등 ‘별미’를 이주민 여성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사랑의 국수가게는 말 그대로 사랑을 만들어내는 가게다. 수익금으로 인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며, 중앙, 범계, 호평, 평촌 등 인근 본당의 봉사자들이 자원해서 요일별로 매장을 돌보기 때문이다. 김치 및 쌀, 식자재 역시 후원금이나 후원물품 등으로 대부분 이뤄진다.
김종용 신부(교구 이주사목 부위원장)는 “안양 엠마우스의 색다른 사업이 있다면 사랑의 국수가게를 꼽을 수 있다”며 “수익금이 더 모이면 다문화가정의 친구들이 고향을 방문하거나 가족여행, 자녀들의 교육비 등으로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안양엠마우스 공동체가 함께 운영하는 사랑의 국수가게 2호점.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몽골,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이주민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안양 엠마우스에는 이주노동자는 물론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알차게 준비돼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어수업과 요리경연대회, 연극, 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으며, 매년 봄에는 바자를, 가을에는 다문화 축제, 자선음악회 등을 실시한다.
실제로 지난 5월 22일 ‘제2회 안양 엠마우스 다모아 가족축제’에서는 알뜰매장(바자)과 다문화 음식 나눔, 노래와 춤, 악기 연주 등 지역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2009년에는 결혼이민자와 함께 하는 음악회를 열었으며, 지난번 축제에는 연극반 결혼이민여성들이 직접 ‘춘향전’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고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현대극이 아닌 한국의 고전극을 연기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고된 연습 끝에 관람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들 연극반은 다음 축제에 또 다른 고전극을 올리기 위해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안양 엠마우스에 모여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종용 신부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신 것은 그분이 직접 보여주신 ‘사랑’이었다”며 “이주민과 한국인이 경계를 나누지 않고 주어진 상황 안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이 신앙인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전했다.
▲ 안양 엠마우스 공동체는 이주민 자녀들의 유아세례식을 마치고 공동체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체미사에 처음 함께한 이주민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 안양 엠마우스는 공동체 식구들과 여름캠프를 마련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