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1708년 샬트르시의 생모리스가로 이전하면서 이곳의 지명과 사도 바오로의 선교열의를 본받고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며 이 이름은 1861년 교황 비오 9세를 통해 교회 안에서 공인된 이름으로 정착됐다.
이후 여러 곳에 분원을 두고 해외선교에 나선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었고 프랑스 국내에서는 속화법으로 인해 또 한차례 중대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선교의 보고를 발견한 수녀회는 홍콩, 베트남, 일본에 수녀들을 파견한데 이어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도 1888년 수녀를 파견하게 된다.
수녀들이 제풀포에 첫발을 디딘 그해는 조선왕조가 오랜 쇄국을 포기하고 개항을 단행한지 불과 12년이 지난 때였다. 처음으로 조선 땅에 수녀라는 존재를 알려준 4명의 수녀는 7월 22일 제물포항에 상륙해 정동에서 파스카의 여정을 시작했다.
수녀들은 1894년 제물포에 첫 분원을 설립한 후 평양, 제주도까지 분원을 설립하고 학교 교육, 본당 사목, 의료 사업 등 사도직 활동을 시작했고 대구대교구가 설정된 후 더욱 성장해 나갔다.
19848년 한국 관구가 설립된 후 의욕적으로 발전을 도모해온 수녀회는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또다시 혼란과 시련의 시기를 맞는다. 하지만 1960년 첫 한국인 관구장 수녀의 탄생으로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를 맞는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거치며 쇄신을 도모하던 수녀회는 1967년 서울관구와 대구관구로 분리됐다.
1995년 수도회 창설 300주년을 지내고 새로운 천년기를 맞은 수녀회는 이제 새로운 복음화의 요청에 부응해 어떻게 카리스마를 실현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차근차근 그 도전을 타개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5년 창설 300주년
교회와 수도자들은 오늘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시점에 서 있다. 수녀회는 창설 300주년을 맞아 96년 「새로운 복음화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카리스마의 실현」을 주제로 가진 심포지엄에서 현대 사회안에서 카리스마의 실현을 위한 도전과 과제들을 점검했다.
여기에서 수녀회는 우선적 과제들을 신앙교육,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적 사랑, 영성의 심화, 토착화의 사명, 외방선교 등 5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고 이같은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심포지엄은 이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사도적 수도자로서의 신원을 확고히 해야하며 이 사도적 영성을 심화하기 위해 최초 양성과 개인적, 공동체적 차원의 계속적인 양성이 절실하다고 보았다.
오늘날 수도자는 전문인으로서 양성돼야 한다고 본다. 즉 수도자는 기도와 복음, 친교와 관계의 전문가로 불리우며 이는 수도자 사도직의 존재적 차원을 잘 드러내는 표현들이다. 뿐만 아니라 기능적 전문인으로서의 양성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이러한 전문가로서의 양성이 이뤄지는 장은 바로 공동체이다.
사도적 수도자는 세상 안에 살면서 세속화의 도전을 받게 마련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 세상에 맞게 봉사하려면 현대의 도구에 능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 가운데 복음적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하며 따라서 전보다 더욱 영성을 강화해야 한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300년 역사와 100년이 넘는 한국 수녀회의 역사는 수도회 카리스마의 실현이었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세계를 맞아 수녀회는 새로운 복음화의 요청에 부응하고 무엇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내적 쇄신, 사도적 수도자로서의 확고한 수도신학을 바탕으로 한 의식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교회의 유익과 세상의 필요를 위해」투신하기 위해 노력하며 활동을 통해서만 아니라 존재 자체를 통해 하느님의 존재를 증거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수녀회가 되기 위해 현대 사회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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