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의 혼인에 대하여 지나친 간섭이나 방임이 아닌 관심과 대화로써 자녀가 행복한 혼인을 맺도록 이끌어가야 한다.”(한국지역교회법105조)



일반적으로 혼인의 종류를 크게 나누면 중매혼(仲媒婚)과 연애혼(戀愛婚)으로 나눌 수 있다.

중매혼은 배우자 결정권이 부모나 친척들에게 달려 있어 집안의 배경이나 조건들을 따져 형평성과 동등성을 따져 결정하는 혼인을 말하는 것이며, 연애혼은 자유혼이라고도 일컬어지는데 결혼의 의사결정이 본인 스스로에게 달려 있고 조건이나 배경 따위보다는 사귀는 사람의 인격과 됨됨이와 사랑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대다수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중매혼보다는 연애혼(자유혼)의 경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많은 경우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중매반, 연애반의 혼합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있는 집안에서는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찾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가정의 만남이요, 집안과 집안의 만남으로 신랑신부 두 사람을 꼭지점으로 하여 가족간의 인연을 맺어가는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만으로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다짐하고 또 결심하지만 결혼이란 결코 두 사람의 애정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두 사람의 사랑으로 결혼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간의 여러 가지 변수가 결혼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결혼전에 당사자간 사랑의 친밀감도 중요하지만 그 집안에 전해져 내려오는 가풍과 전통을 살펴보고 친지들과의 좋은 관계성을 맺을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부모는 계신지, 무엇을 하시는 분들이시며 형제들의 평판은 어떤지 여러 경로로 따져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사돈(査頓)의 연을 맺어야 하는 분들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여 우리 가문에 도움이 될것인지를 생각하고 정략적으로 결혼을 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과거에는 국가간의 정혼을 통해 확고한 왕권을 다지는 경우도 많았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사건으로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얻는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것이다. 결코 부모의 강요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사랑의 감정만으로 결정되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반듯한 교제를 통해 상대방의 인격과 집안을 살펴보고 충만한 사랑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혼인강좌에 오는 젊은이들을 보면 짧게는 사귄지 두 달만에 결혼하겠다고 오는 경우도 가끔씩 보게 되는데 그래도 사람이 서로를 알려면 4계절을 겪는 1년 정도는 사귀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길 물속은 알 수 있으나 한 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교제를 한다는 것에 노파심과 경계심을 갖고 있어 결혼을 앞두고 자식들과 갈등을 겪는 가정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자녀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나친 간섭이나 일방적인 태도는 자칫 불행을 야기시킬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고 관심과 대화로써 행복한 혼인을 맺도록 이끌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