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 추모문화 개선에 확실한 의사표시를 하면 다른 종교는 물론 국가 전체적인 변화가 따를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수립 추진위원회 전기성(대건 안드레아·서울 돈암동본당·73) 위원장의 주장이다. 지난 13일 위원장으로 선출된 전기성 위원장은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으며 국내 장례문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전 위원장은 “장례 관련 용어부터 혐오감이 들지 않도록 고쳐야 한다”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사용되는 ‘장사’를 ‘장례’나 ‘추모’로, ‘시체’는 ‘고인’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장례미사를 드리고 같은 장소에서 한두 시간 후에 혼인미사를 드려도 어색하지 않은 것이 가톨릭 정서이자 문화”라고 역설했다. 장례시설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시설이라는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가톨릭교회가 신자들의 화장을 금지하지도, 장려하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교회가 화장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개장(改葬)을 위한 간이 화장시설을 도입한다는 정도의 의사표명만이라도 한다면 장사문화를 추모문화로 개선,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장의 필요성에 대해 “매장 1기 공간의 봉안시설로 매장 100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해결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유해를 모시고 있는 성베드로대성당 같은 추모 명소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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