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영상의 시대다. 제삼천년기를 바라보는 오늘날 교회도 이에 대한 적절한 선교와 방법이 필요한 때다. 이에 따라 현재 영상물을 제작, 보급하고 있는 교회단체를 탐방해 현주소를 살펴본다.
한쪽에선 공들여 찍어온 영상물 편집에 정신이 없고 한쪽 구석에선 새로 나온 영상물 안내를 위한 게시판 작업이 한창이다.
바쁜 가운데 웃음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오는 이곳은 서울시 성북구 미아삼거리에 위치한 성바오로딸회 수녀원내 미디어 제작실.
『수녀님, 그 컷 다시 앞으로 돌려주세요. 자, 음악더빙 시작하겠습니다. 큐!』
새롭게 제작중인 비디오물을 편집하며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은 기기들과 비디오테이프가 수북히 쌓여있는 좁은 공간에서 걸작을 만들어내려는 수녀들의 야심찬 못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수련자를 포함해 6명의 수녀들이 꾸려가는 바오로딸 미디어 제작팀. 바오로딸 미디어가 70년부터 영상물보급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벌써 30년을 넘게 미디어 선교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여기저기 본당을 다니며 슬라이드를 보급하고 16㎜ 영화를 우리말로 더빙해서 출장상영을 다녀왔다.
세상이 변한 요즘엔 외화더빈, 공연녹화, 어린이용 미디어물 제작, 묵상용 영상물 제작편집 등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만들 수 있는 건 모두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묵상용 「그리움」과 「허풍쟁이 꼬마양 찌찌」, 「아기 참새 까르르」가 큰 인기를 얻었다.
힘든 제작여건 속에서 이같은 호응은 또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고 한다.
현재 실제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김영숙 수녀, 이재선 수녀, 강은원 수녀 등 세 사람뿐 많은 기술자, 협력자들이 있지만 기획, 구성, 연출, 촬영, 녹음, 편집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분야에서 세 명의 수녀들이 머리를 모아 아이디어를 짜내고 미디어물을 제작하고 있다.
『예전에는 12명의 수녀님들이 평화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도 했는데 99년부터는 형편이 여의치 않아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본원에서 몇 명의 수녀님들이 있는 힘을 다해 영상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이들이 몰두하고 있는 작업은 비밀리에 제작중인 다큐멘터리물. 교회사적으로도 의의가 있을 작업이라며 쉬쉬하는 이번 작품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미리 귀띔한다.
또 미디어 선교에서 늘 길잡이 역할을 했던 바오로딸 미디어에서는 인터넷방송도 준비해볼 계획이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교회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도 하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물에 위협받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정신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작업이기 때문.
더 많은 포부를 가지지만 여전히 과제물로 남는건 재정적인 어려운과 문화, 특히 영상문화에 대한 교회의 인식부족.
이같은 현실에서도 꾸준하게 작업해내겠다는 이재선 수녀는 『오늘날 영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교회가 자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전문인들이 교회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큰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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