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원 시절
90여년 전 이 땅에 발을 내디여 서울 백동(현 혜화동)에 수도원을 세운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은 1910년에 숭공학교를 설립, 목공·철공·원예 등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1911년엔 숭신학교를 설립해 사범교육을 실시한다. 숭공기술학교는 목공부와 철공부로 나누어 많은 기술공을 배출했으며 당시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최초의 정식 교육기관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한편 서울 수도원은 독일 모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초기부터 많은 수도자들이 파견됐으며 1913년에는 대수도원으로 승격됐고 신보니파시오 원장신부는 초대 아빠스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선교사들의 반대로 서울에서 선교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고 1920년 원산교구 설정과 동시에 북방선교를 위촉받아 19250년부터 철수하기 시작해 1927년 함경남도 덕원으로 모두 이전하게 된다.
덕원 수도원 시절
초대 원산교구장이 된 신 보니파시오 아빠스는 1921년 5월 1일 주교품을 받는다. 원산 근처 덕원은 10여가구에 지나지 않은 작은 마을이었으나 수도원의 이주로 인해 1949년 수도원이 폐쇄될 때까지 함경도 뿐만 아니라 간도지방과 한반도 전체에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된다. 주교좌 성당으로 지정된 원산본당은 이후 신자수가 3000여명에 달하는 큰 본당이 됐다. 또한 이 지역에 모두 11개 본당이 설립되고 1922년에는 간도지방의 선교까지 위임받게 된다.
수도자들은 선교를 위해 농장을 개간하고 공장을 설치했으며 임야를 가꾸었다. 교육사업도 선교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선교를 위한 중요수단으로써 각 본당에 「해성학교」(초등교육기관)을 설립했으며 직업 청소년을 위해 빈민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신학교 교육은 교구 사제양성을 위해 수도원이 큰 노력을 기울인 활동 중의 하나였다. 1936년에 최초로 2명의 방인사제가 탄생했으며 뒤에 수도회 신부 양성이 허락된 뒤로 신학교가 폐쇄될때까지 12명의 교구사제와 6명의 수도사제가 배출됐다. 이외에도 병원과 양로원을 여는 등 다양한 자선 사업을 펼쳤다.
1940년 1월 함경남북도는 재불할되어 덕원 면속수도원 교구가 설립된다. 이로써 수도원 교구 관할 지역외는 함흥교구가 돼 장차 교구 사제들에게 위임할 계획이 수립된다. 그러나 해방 후 공산치하에 놓은 수도원은 토지가 몰수되고 선교활동에 제약을 받다 1949년 5월 8일 공산정부가 급기야 신주교를 비롯한 선교사들과 신부들을 체포하는 동시에 수도원을 해산시키고 건물은 농업학교로 접수한다.
연길 성 십자가 대수도원
일본 식민지하에서 정치·경제적 이유로 약 50만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이 맍 간도지방으로 이주했다. 1922년 5월 이 지역은 원산교구 관할하에 드어갔고 8000여명의 한국인 신자들과 1200여명의 중국인 신자사목을 위해 선교사가 파견됐다. 이후 1928년 원산교구로부터 분활되어 연길 대리교구가 창설된 훨씬 뒤인 1934년 9월에 가서야 연길 자립대수도원이 설립됐다. 연길수도원도 공산치하에서 「폐쇄」라는 운명을 맞이한다.
6·25 … 새공동체의 시작
6·25발발후 부산으로 피난한 수도자들은 1950년 12월 부산 중앙성당에서 방을 하나 얻어 공동생활을 한다. 이렇게 피난살이를 하던 중 당시 부산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부대 군종신부의 도움으로 대구 주교관 내의 한 집으로 이주하게 된다. 오랜만에 수도자들이 한 곳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함께 미사드리고 함께 일하는 수도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당시 크리소스토모 총 아빠스는 미국 뉴톤 수도원에 머물고 있던 이디모테오 신부를 이 공동체의 원장으로 임명한다. 이로써 새 원장과 함께 남한에서 새로운 수도원을 시작하게 된다.
1952년 1월 25일 대구에 도착한 이신부는 주교관 부속건물에 살고 있던 15명의 한국인 수사를 만난다. 그는 수도생활에 좀 더 합당한 장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구대교구장이었던 최요한 주교에게 요청, 왜관과 낙산 성당을 제공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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