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하천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부르짖는다. “나는 마르지 않았다. 나는 생명의 젖줄이다”라고.
제주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현문권 신부)는 23일 제주참여환경연대와 공동으로 제주도 개발과정에서 드러난 환경파괴 현장인 천미천을 탐사했다.
‘한라산 만인보(萬人步, 많은 사람이 걷는다는 뜻) 기행’에 참가한 40여 명의 회원들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의 하천정비사업구간(원형 훼손된 곳)을 출발해 자연하천구간(원형 보존된 곳)까지 10km를 걸으며 홍수방지를 이유로 무참히 파괴된 아름다운 이 땅의 참혹함을 목격했다.
원형이 보존된 자연하천구간에는 큰 바위들이 남아 있고 물이 흐르며 나무숲이 울창했지만 원형이 파손된 하천정비사업구간에는 하천 양 옆으로 제방만 쌓여 있고 바닥에 있던 물웅덩이는 사라지고 울창한 난대림은 완전히 제거됐다.
탐사에 참가한 홍석준(야고보·신제주본당)씨는 “마치 토건업자의 배만 불리는 ‘제주판 4대강 사업’을 보는 듯하다”며 “남은 구간만이라도 더 이상 훼손시키지 말고 보존해 주기를 바란다”고 걱정했다.
하천정비사업으로 훼손된 하천과 자연하천 탐방을 마친 생명위원회는 앞으로 골프장 건설현장, ‘곶자왈(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 제주방언)’ 훼손지역, 해안매립과 해안선 파괴지역, 보존이 필요하지만 개발압력에 놓인 한라산과 송악산 등을 탐사할 예정이다.
카리타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