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 남녀 사이에 맺는 혼인은 성사이다.”(한국지역교회법 제115조 1항)
“만물의 창조주께서 부부 공동체를 인간 사회의 원천과 기초로 삼으시고, 또 당신 은총으로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큰 성사가 되게 하셨다.” 이렇듯 교회는 혼인을 성사로 여긴다. 혼인성사는 다른 성사들과 마찬가지로 구원을 위한 참된 표지이다.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에서 나오는 은총을 뜻하고 또 그 은총을 나누어 주기 때문에 세례를 받은 자들의 혼인은 신약의 참 성사가 되며 한마음 한몸으로 살아가는 부부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 교회의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 더 나아가 일체를 이루시는 성삼위 간의 사랑을 보여 주는 성사이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617항 참조)
당연히 하느님을 믿는 가톨릭 신자라면 가톨릭 신자 배우자를 만나 혼인성사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톨릭 신자가 전 국민의 10%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 배우자를 만나 혼인성사를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많은 경우 가톨릭 신자가 아닌 배우자와의 혼인을 교회에서 관면(寬免)해 주고 있는 현실이다.
관면혼인을 하기 위해서는 가톨릭 신자편 당사자는 자기가 신앙을 배반할 위험을 제거하는 준비가 되어있음을 선언하여야 하며, 또한 모든 자녀들은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받고 교육되도록 힘껏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성실한 약속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편 당사자가 해야 하는 이 약속들을 적당한 때에 상대편 당사자에게 알려서 그가 가톨릭 신자편 당사자의 약속과 의무를 참으로 의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어야 하며 혼인의 목적과 본질적 특성에 대하여 양편 당사자들이 교육받아야 한다. 이상의 관면조건이 충실히 채워지면 반드시 가톨릭 혼인예식을 거행하여야 한다. 혼인은 혼인 당사자들이 두 증인 앞에서 표명하는 혼인합의를 주례사제가 교회 이름으로 받아들임으로 성립되며 관면혼인은 원칙적으로 말씀의 전례만 집전하도록 되어 있지만 비가톨릭 당사자가 미사를 이해하고 청하는 경우에는 혼인미사를 집전해 줄 수 있다. 다만 비가톨릭 당사자에게는 성체를 영해 주지 못한다.(한국지역 교회법 113조 참조)
관면혼배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동일한 혼인의 다른 종교예식을 거행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신랑신부 각기 자기 예식을 행하면서 당사자들의 합의를 요청하는 종교의식은 거행하지 말아야 한다.
혼인의 증인은 증언할 능력이 없는 어린이 외에 가톨릭 신자든 아니든,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성직자든, 수도자든, 평신도든 상관없이 누구나 2명이 증인이 될 수 있고 혼인대장에 증인의 이름이 기록된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는 혼인성사보다 관면혼배(60.5%-2010년 한국천주교통계)가 많은 실정이다. 또한 가톨릭 신자들의 혼인성사도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지 않고 화려한 호텔에서 혼인식만을 가지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하느님의 인연의 끈으로 묶이는 혼인성사의 축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젊은이들이 인식하도록 부모들은 자녀들을 교육시켜야 하며 합당한 혼인준비가 되도록 경건한 마음의 자세를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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