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가 끝난 시간, 성당 1층 로비는 신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 사이로 보이는 몇몇 낯선 얼굴들, 성당을 마련해야 하지만 여건이 어려운 타교구 본당에서 오신 교우들입니다.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열심히 설명을 하고, 후원금을 내는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는 그분들의 모습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우리 본당은 1만4000여 명이라는 신자 규모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른 본당에 비해 형편이 나으니 어려움에 처한 곳에 조금씩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본당이 맡은 아름다운 몫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주임신부님께서는 어려움에 처한 작은 본당, 특수사목단체, 수도회 등 국내외의 다양한 분들을 신자들과 만나게 해 주십니다.
교우들도 그분들과 만나며 본당 밖 여러 단체들의 활동이나 상황을 이해하고 어려움에 공감하며 본당 신부님의 뜻에 따라 많든 적든 조금씩이라도 도움을 주려 노력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저희 본당은 후원회 모집은 물론, 교구에서 정해진 2차 헌금을 포함해 거의 매주 2차 헌금을 봉헌하게 되어 간혹 2차 헌금이 없는 주일이면 ‘오늘은 2차 헌금이 없습니다. 적응 안되시죠?’ 라고 농담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빡빡하고 살기 어렵다고 하는 요즈음, 내 것만 보고 우리 것만 챙기고 싶은 유혹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 면면을 살펴보면 이럴 때일수록 ‘나눔’이 더 올바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희 본당은 최근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후원을 하면서도 동판교본당 신축부지 매입, 서판교본당 분당, 본당 리모델링, 교육관 마련 등 여러 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모든 일이 뜻한 것 이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작은 것을 나누었더니 어려움 속에서도 교우들이 더욱 힘을 합해주셨고 교무금 CMS납입 등과 같이 재정관리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지혜도 주셨습니다.
나누는 삶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더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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