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끊어볼까 담배를 끊어볼까 이 참에 술도 줄여야지」
해마다 돌아오는 사순절은 신자들에게 새해 벽두에 하는 결심 만큼이나 비장한 각오나 구체적 극기 실천의 마음을 갖게 하고 혹은 그러한 절제를 하지 않으면 죄의식이나 압박감을 느끼게 까지 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어 잇는 사순절에 대한 고정관념들 탓이다. 과연 사순절은 그러한 극기 고행의 어려움만이 가득한 회색빛 시기일까.
이 책의 저자 메릴린 거스틴 박사는 「사순절은 단순히 참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많이 닮고자 노력하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 여정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신자들은 사순절에 강렬하고 경이로운 내적 기쁨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며「기쁨」이 사순시기의 주제가 될 수 있는 이유를 밝힌다.
「사순절의 기쁨」은 일곱 개의 영적 가르침과 이에 따른 구체적 실천사항 및 자료를 제시한 사순절의 실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소개된 실천 지침들을 참조할 때 독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은 세가지. 「관심을 끄는가」「실천하는데 합당한 이유나 동기가 있는가」「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없는가」등이다. 이같은 세가지 범위 안에서 너무 성급하게 답하려 하지말고 주님을 신뢰하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침착하게 결정하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수련과 실천은 「지금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 그 다음에는 선택한 실천방안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책임질 수 있는지, 그 방안들이 마음에 드는지 관심이 있는지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에 앞서 무엇보다 저자가 역설하는, 사순절의 참 기쁨에 이르기 위한 방법은 「집착이나 배척을 끊는 것이며 성령과의 협력 안에서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내맡기는 승복(承服)의 자세, 또한 무엇이든지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만족할 줄 아는 마음, 생각이나 말과 행위로 타인이나 여타 사물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無害)의 마음 온유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새천년에 맞이하는 첫 사순절. 이 책에서 제시한 덕목들을 진실하고 겸손된 마음으로 하나 하나 실행해 보자.
기쁨은「나의 것」이 되고 그 기쁨은 사순절이라는 바다를 순항해 부활의 항구에 닻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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