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6월 대구에 있던 수도자와 지원자들이 왜관으로 이사함에 따르 본격적인 왜관 수도원 시대가 시작된다. 이디모테오 원장 신부는 수도원 건물을 짓기위해 대지를 사들이는 한편 과수원을 구입해 수사들의 일터와 공동체의 수입원을 마련한다.
1955년엔 천주교 재단인 순심중·고등학교를 인수, 중등교육에 나서는 한편 이듬해인 56년엔 중·고등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세운다. 기숙사의 목적은 사제성소자를 얻으려는 것이었지만 성직을 지망하지 않은 항생이라도 성품좋고 공부를 잘하는 가톨릭 신자면 누구나 입사할 수 있었다.
1954년엔 왜관 수도원에서 방인 수도자들의 수도서원식이 치러졌으며 60년부터 왜관에서 수련을 받은 사람이 사제품을 받기 시작했다.
덕원과 연길에서 본당사목을 맡았던 선교사들은 남한에서도 일선 선교를 계속했으며 1955년에는 서정길 댁주교에 의해 경상북도 서부의 넓은 지역이 맡겨졌다.
이와같이 왜관 감목대리구가 설정됨으로써 연길과 덕원의 선교사들과 북한과 만주에서 베네딕도회가 맡았던 교구에 속했던 교구사제들이 넓은 일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인 수도자로서 새로 수품받은 신부중에서도 일부 사제가 본당사목에 힘을 기울였다.
신부들은 복음선포와 성사집행에만 집착하지 않고, 동란 후의 가난과 혼란 중에 어렵게 사는 주민들을 재정적으로 도와주고 식량과 옷과 약 등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 또 4개의 음성 나환우 정착촌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960년 서적을 통한 전교와 신앙심화에 한몫하기위해 인쇄소와 출판사를 설립하는 한편 목공소, 철공소, 대봉방, 구두방도 설치했다. 또 1964년 복음화 활동 일환으로 피정의 집을 설치, 신자들이 수도원과 접촉하면서 신앙을 심화시킬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교회 최초의 피정의 집이기도 하다.
이와같이 왜관 수도원이 베네딕도회 수도원 답게 토지, 건물, 여러 공장들을 갖추게 되자 정부에서도 이를 인정해 당시 문공부를 통해 왜관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재단법인으로 승인했다.
1958년 디모테오 원장신부는 서울에 집과 토지를 구입해 수사들의 연락소와 대신학교에 다니는 신학생들의 기숙사로 사용케 했다. 이것이 서울 장충동 수도원의 시초인 것이다.
1964년 교황청에서는 왜관 수도원을 대수도원(Abbatia)으로 승격시켰다. 이로써 왜관공동체는 자립수도원이 되고, 한국 베네딕도회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이다.
「토팍화」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던 왜관 수도원은 1967년 부산 오륜동에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새 공동체를 설립한다. 이는 한국적인 베네딕도회 수도생활을 개척하고 왜관 공동체보다 좀 더 관상적인 생활양식을 추구하려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이 공동체는 1971년 방인 아빠스가 선출된 후 계획이 중단되어 이미 서원한 수도자들의 대분은 왜관 수도원으로 돌아와야만 했으며 지금까지 부산 분원은 「부산 성 베네딕도 명상의 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왜관 수도원은 1987년 경기도 남양주군에 예속수도원인 요셉수도원을 설립해 토착화 작업을 계속 실행하고 있다.
1966년 가톨릭농촌청년회 발족, 1967년 대구 대명동에 가톨릭신학원을 설립하는 등 특수사목에도 관심을 기울이던 왜관 수도원은 사회사업의 일환으로 음성 나환우촌 운영, 선산 양로원(1970)과 노인마을(1992)을 개소하기도 했다.
왜관 수도원은 문화·예술방만에서도 두드러진 업적을 과시했는데, 가톨릭조형예술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유리화·금속·가구공예에 있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한 「문화 영성화 사업」의 한 방안으로 잡지 「들숨날숨」을 창간(1999)하기도 했다.
「선교」를 모토로 복음화 사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왜관수도원은 북방선교를 위해 한반도 중간 지점에 공동체를 하나 더 설립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와더불어 토착화의 과제를 풀어가며 한구교회에 필요한 기도와 노동, 친교의 생활을 개척하고 성숙시키는데 전력하고 있다. 현재 왜관수도원에는 140명의 수도자(종신서원자는 100여명)들이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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