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 사적지 순례는 신앙선조들의 감춰진 면모를 새롭게 발견하고 맛보는 뜻깊은 장이다. 아울러 대부분 그 끝만 알고 잇는 순교의 여정에서 시작과 과정을 채워감으로써 단절된 시공간을 뛰어넘어 신앙선조들의 믿음과 삶을 직접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체험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장에 참여하는 주체는 개별신자 자신이니 만큼 사적지에서 얻는 체험보다 보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본지는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을 맞아 신유순교선조들의 새로운 면모를 돌아볼 수 있는 순교사적지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 신앙선조들의 뜻을 기리는 길에 함께 하고자 한다.
200년전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일은 개인의 믿음을 다지는 것일 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을 통해 그러난 공동체적 삶을 배우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신자들 가운데서 순교자 현양의 공감대를 마련하고 역량을 모아 나가기 위해서는 순교 사실과 함께 순교 과정도 중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지는 순교자들의 순교지는 물론 도피·신문과정 등 삶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순례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올 한해동안 순교신심을 고양하고 순교자를 현양하는 마당에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 서울·수도권 지역
신유박해는 한국교회의 뿌리가 최초로 내려진 서울에서 최필공(토마스)의 체포로 막이 오른다.
서울 총회장 최창현(요한)이 붙잡힌 후 천주교 서적과 주문모 신부의 서한 등을 담은 정약종의 책고리짝이 발각됨으로써 박해는 더욱 가열돼 이가환, 홍낙민, 정약용, 정약종, 이승훈 등 많은 신자들이 잡히고 마침내 4월 8일(음 2월 26일) 정약종과 홍낙민, 최창현, 홍교만, 최필공, 이승훈 등 6명이 서울 서소문에서 참수된다.
박해는 주문모 신부가 4월 24일(음 3월 12일) 자수함으로써 서울에서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으로 확산된다.
새남터 : 첫 선교사 중국인 주문모 신부가 순교한 곳.
서울 용산 이촌2동·새남터성당 (02)716-1791
서소문 : 이승훈, 정약종, 강완숙, 황사영을 비롯한 32명이 순교한 곳.
서울 중구 의주로 서소문 공원·중림동성당 (02)392-5018
마재 : 정약전·약종·약용 형제의 고향으로 정약용의 묘소가 있는 곳.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덕소성당 (031)521-2211
황사영 묘소 : 백서를 통해 조선교회 재건을 염원했던 이가 묻힌 곳.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부곡리·의정부2동성당 (031)872-0550
의금부 터 : 임금의 특명을 받은 의금부는 천주교인들을 국사범, 반역모반죄의 중죄로 다스려 많은 천주교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 이승훈, 이가환, 이기양, 강이천, 정약종, 황사영 등 지도급 신자들이 이 곳에서 추국을 받았다.
서울 종고 공평동 제일은행 자리·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02)779-0753
형조 터 : 박해 때 대부분의 천주교인들이 재판을 받은 곳.
부속관청인 좌포도청은 현 단성사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우포도청은 현 광화문우체국 자리에 있었다.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02)779-0753
황사영 생가 터 : 백서의 주인공 황사영의 생가 터.
인천시 강화읍 월곶리 대금동·강화성당 (032)933-2282
반주골 : 이승훈의 묘가 있었던 곳. 현재 그의 유해는 부인과 함께 천진암에 모셔져 있다.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산 132-1·만수1동성당 (032)464-0888
■ 호남 지역
전주에서는 4월부터 박해가 시작돼 유항검(아우구스티노)·관검 형제를 비롯해 200여명이 체포됐다. 이 가운데는 가혹한 고문에 못이겨 배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유중철 이순이 동정부부 등 오롯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따른 많은 순교자들을 낳았다.
당시 지방의 천주교인들은 서울로 압송돼 국문을 당하고 사형이 확정되면 본고향으로 보내져 처형당해 사학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여산 숲정이 : 이순이 일가가 순교한 곳. 호남의 관문으로 수많은 신앙공동체와 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
전북 익산군 여산면 여산리·여산성당 (063)836-5016.
전주 중바위 치명자산 : 호남의 사도였던 유항검 일가, 특히 유중철 이순이 동정부부와 가족의 묘소가 있는 곳.
전북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치명자산 관리사무실 (063)285-5755
정난주 마리아묘 : 황사영의 부인 정난주가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복음을 전하다 죽은 곳.
제주시 남제주군 대정읍 보성동·모슬포성당 (064)794-2074
초남이 성지 : 호남의 첫 사도 유항검, 동정부부 유중철 이순이 순교자 가족들의 생가터.
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초남부락·초남이성지 (063)214-5004
전동성당 : 유항검·관검 형제와 윤시형, 윤지헌, 김유산, 이우집이 교수형 당한 자리.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1가·전동성당 (063)284-3222
풍남문(전주 남문) : 호남의 사도 유항검과 초대 전주 지방교회의 지도급 인물이 처형된 곳.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도 이 곳에서 순교했다. 전동성당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1가·전동성당 (063)284-3222
■ 충청 지역
「내포의 사도」로 불리며 충청도 지역 복음화의 주역이었던 이존창이 3월 18일(음 2월 5일) 잡힘으로써 박해는 가열된다.
또 10월 26일(음 9월 29일) 도피 중이던 황사영이 잡히고 조선교회의 실정을 알리고 교회재건, 종교의 자유를 위해 서양선박을 청하는 백서가 드러나자 신유박해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 백서는 조선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결구 황사영은 12월 10일
(음 11월 5일) 능지처참된다.
배론 : 황사영 백서의 발자취를 살필 수 있는 곳. 최양업 신부의 묘소도 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2리·배론성지 (043)651-4527
공주 황새바위 : 내포의 사도 이존창과 수많은 신자들이 처형된 곳.
충남 공주시 교동·황새바위 관리사무실 (041)856-3923
여사울 : 이존창의 생가 터가 있는 곳.
충남 예산군 신암면 신종리·신례원성당 (041)344-7860·여사울공소 (041)332-9519
공주 충청감영 선화당 : 형조와 지방 관아에서 고문을 당하고도 배교하지 않은 천주교인들이 이송되어 처형된 곳. 선화당은 공주사대부속고등학교 자리에 있었으나 현재 공주시 웅진동으로 옮겨져 복원됐다.
공주시 웅진동·대전교구 교구청 (042)630-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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