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첫날, 청소년들은 은이성지를 출발해 미리내성지까지의 고갯길 20여km를 힘차게 걸었다. 다음날 새로 시작된 단내성지를 향한 여정,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걸어가는 시간이 지속되자 처음과 달리 기도소리는 점점 잦아들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서로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을 느낀 것은 바로 이 고통의 순간. 청소년들은 어깨가 무겁고 다리에 힘이 풀릴수록 함께 걷는 친구와 동생, 형과 누나, 오빠와 언니를 서로 챙기고 격려하며 순례의 발걸음에 힘을 가했다.
청소년들이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개개인의 신심을 다지고, 보편적인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충전해나가는 의미 깊은 모습이었다.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분당 성루카본당(주임 이덕환 신부) 청소년 97명은 7월 25~28일 3박4일간의 여정으로 은이·미리내·단내 성가정·어농 성지 등 교구 내 성지 네 곳을 잇는 도보성지순례를 펼쳤다. 이번 도보성지순례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순교정신을 본받아, 미래 교회의 주인으로서 청소년 사도직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청소년들의 도보성지순례 여정에 발맞춰, 성인 신자들은 1km당 1만 원의 마일리지 후원금을 봉헌하고 기도를 보태는 시간을 이어가 순례 의미를 더했다. 이러한 후원 덕분에 이번 도보순례 참가 청소년들은 총 3276km(3276만 원)의 순례 마일리지를 쌓았다. 참가 청소년들은 이 마일리지 후원금 전액을 새 성당 야외십자가의 길 봉헌에 쓸 계획이다.
현재 본당은 오는 10월 새 성당 축복식을 열 계획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청소년도보성지순례를 주관한 본당 청소년위원회 김미경(요셉피나) 위원장은 “청소년들의 기도와 땀으로 성지를 도보로 순례하며 새 성당 봉헌을 위한 뜻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다”며 “주님이 이끄시는 길은 삶에서 다가오는 모든 것을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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