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스티브 하우스(55) 씨의 방한으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은 7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국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의견서를 통해 왜관수도원은 “(한미합동조사단은) 수질과 토양에 대한 조사도 주민들이나 민간 조사단이 요구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오는 임시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가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하반기 조사활동을 추진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왜관수도원은 “스티브 하우스 씨와 필 스튜어드 씨의 방한과 증언을 통해 우리는 생생하게 고엽제 사용과 매립 사실을 듣게 됐고, 캠프 캐럴 의혹 현장을 찾아가서 진실에 다가서는 한 걸음을 또 딛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지금 한미합동조사단의 조사로만 끝날 경우 이 의혹은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왜관수도원은 “한미합동조사단은 기지 주변 지역이나 기지 내부 고엽제 매립 의혹지역이라 스스로 지목한 구역에 대한 수질, 토양 조사를 실시한 결과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엽제 매립에 대한 기록, 처리에 대한 기록이 공개되지 않는 한 주민들의 불안은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관수도원은 아울러 “전국적인 사안인 만큼 환경노동위원회가 관심을 갖고 조사활동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소파(SOFA, 한·미 행정협정) 개정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견서 전달은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홍영표 의원(환경노동위 간사), 이미경 의원, 민노당 홍희덕 의원(환경노동위 위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과 김선동 의원(민노당 고엽제대책위 위원장) 등이 27일 스티브 하우스 씨와 함께 캠프 캐럴을 방문한데서 비롯됐다.
이날 하우스 씨는 자신이 고엽제를 묻었던 장소가 캠프 캐럴 내 헬기장 주변 경사면 지역이라고 지목해 화제가 됐다. 이곳은 그동안 한미합동조사단이 조사를 진행했던 곳과는 상당히 떨어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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