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신앙이 먼저 올바른 길 위에 서야 한다. 각 가정이 성가정의 모습으로 성화되기 위해서도 가정의 중심인 부부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한다.
매리지엔카운터(ME)는 혼인한 부부들이 더욱 깊은 사랑과 풍요로운 혼인생활을 누리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는 ME 주말을 통해 부부가 더 깊은 사랑의 삶을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고, 개인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촉매도 제공한다. 김수산나(수산나·41)·박형진(다니엘·41) 씨 부부는 ME 주말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각자의 깊은 신심을 되찾은 것은 물론 자녀들의 신앙과 생활 태도 전반이 변화되는 것을 체험했다.
지난 2006년, 당시 결혼 10년차인 부부는 세영(아우구스티노), 비주(힐라리아) 남매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가정을 일궈가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부부 사이에 오가는 감정이 편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26세 동갑내기로 결혼한 이들 부부는 사실 결혼에 대해 진지한 준비를 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사랑하니까 같이 살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 정도였다. 게다가 박씨는 김씨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세례를 받긴 했지만, 곧바로 냉담이나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해왔다. 또 아내에게 늘 집에 있길 원하면서 교리교사 등 김씨의 본당공동체 활동도 끊임없이 반대해왔다. ME 주말도 아내를 위한 마음 하나로 억지로 참석했다.
“그런데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제 자신이 경험하게 됐습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식은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ME 주말에서 내가 뭐 얻을게 있을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하느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체험하고 나니 제 삶이 먼저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도 여타 기혼자들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가끔은 ‘이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매일 힘들게 일해 번 돈으로 아이들을 대학교까지 보내면 그건 의미가 있을까’ 등의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한 이후 부부의 삶은 신바람 나는 신앙생활로 변모했다. 아들 세영 군의 첫영성체 교리를 위한 가정교리에도 부부가 함께 참가했다. ME 발표 봉사, 성가대 활동 등 각종 사도직 활동에 열심히 나서게 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박씨가 자발적으로 교리교사가 된 것이었다. 박씨는 아내에게 교사를 그만두라고 화만 낼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변하자는 생각으로 교사 활동에 나섰다. 덕분에 현재 온 가족은 주일 오전이면 다 함께 성당엘 갔다가 다 함께 돌아오는 등의 시간을 통해 더욱 돈독한 가족애를 쌓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시간도 많이 얻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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