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가 대사회 활동의 첫 행보로 제주 강정마을을 선택했다.
옥현진 주교는 1일 오후 2시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동의 아래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을 격려하고, 제주교구 사제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강정마을 방문은 당초 8월 8일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방문하기로 했던 일정을 일주일 앞당긴 것이다. 옥현진 주교는 기자회견문에서 “공권력 투입 전이라야 뜻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일정을 앞당겼다”면서 “같은 관구에 속해있는 형제교구에 격려와 연대의 뜻을 전하고, 강정마을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정부 측에 우려의 말을 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밝혔다.
옥 주교는 강론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인간의 착각과 오만이 자연과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불행한 현상”이라고 단정하고, 정부에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간구하고 공권력 투입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옥 주교는 다소 강경하게 현 정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옥 주교는 “전체 주민이 1000명이 넘는데 설명회 한 번 하지 않고 찬성 주민 80여 명의 뜻을 전체 주민 의사로 간주한 결정은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평화의 상징이 된 이 아름다운 해변마을에 군사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정부의 발상이 마치 북한이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갖겠다고 하는 억지 논리처럼 들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날마다 경찰의 진압작전이 언제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국민 모두를 진압증후군에 빠지게 하는 일방적인 강제진압은 일시적으로 행정적 편의를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 인력 자원의 낭비”라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삶이 오랜 후유증으로 파괴되고, 나아가 그 사회적 부담을 국민 모두가 지게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옥 주교는 이어 “철저히 고립됐던 1980년 5월의 광주에 이어지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억한다”면서 “광주대교구는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제주교구와 함께 강정마을의 진실을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옥 주교는 이날 미사 봉헌 후 제주교구청에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를 예방하고 광주대교구의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날 옥 주교의 강정마을 방문에는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재학 신부와 부위원장 허우영 신부,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김정용 신부 및 정평위 평신도 부위원장 김양래씨 등이 동행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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