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하느님을 위하여」. 「기도하고 일하라」는 생활 표어로 인류복음화에 기여하고 있는 포교 성베네딕도 대구 수녀원(원장=이명희 수녀). 수녀원은 올해로 한국진출 76주년, 대구 수녀원 설립 51주년을 맞는다.
전 회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베네딕도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실현하고 있는 영성은 바로 공동체 삶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19세기 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선교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한 독일 보이론 베네딕도 회원 안드레아스 암라인 신부는 1884년 포교 베네딕도 수도회를 설립했다. 다음 해에는 수녀회가 설립됐고, 수녀회의 모원은 독일 투찡(Tutzing)으로 옮겨 정착했다.
암라인 신부도 마찬가지로 수도회의 선교활동이 베네딕도회의 전통에 따른 수도 공동체 안에서 그 공동체의 삶에 힘입어 행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특정 활동을 목표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수도생활이 허락된다면, 그들의 봉헌생활 그대로 세상 안에서 보여주고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도직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직·간접적인 선교활동을 펼쳐나간다.
특히 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실에서 서로를 더 잘 섬기는 삼위일체 공동체의 신비, 초대교회의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공동체가 함께 생활함으로써 특히나 전례가 중시되고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공동 성무일도(Opus Dei), 영적독서(Lectio Divina)와 노동이라는 생활리듬 속에서 하느님 중심의 영성을 구체화한다. 공동기도는 모든 선교활동의 가장 큰 뒷받침이 된다. 때문에 포교 성베네딕도 대구 수녀원도 4명 이상의 공동생활이 용이한 의료사도직과 교육사도직에 우선 힘을 쏟게 된다.
포교 성베네딕도 여자 수녀회의 초대 총장인 비르깃다 코르프 수녀는 아프리카 남부, 브라질, 필리핀 등지에 수녀들을 파견했다.
포교 성베네딕도 수녀원이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때는 1925년. 당시 원산교구장이자 덕원 감목 대리구 교구장이던 보니파시오 싸우어 주교의 초청으로 4명의 독일 수녀가 파견됐다. 그리고 2년 후인 1927년 원산분원은 정식 수녀원 본원(Piory)로 승격됐다.
한국에서의 활동은 교리를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무료 진료소, 빈민학교 유리췅 등지서 일하고, 가난한 이들은 물론 청각장애자 등 장애인도 함께 돌봤다. 북한에서의 선교활동은 원산본원을 중심으로 5개 분원에서 활발히 이뤄졌는데 이 모든 것은 한 순간에 활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52년에는 공평동에 남한에서의 첫 분원을 마련하고 성 안토니오 의원을 개원,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치료해 주면서 전교를 시작했다. 남한에서 지원자들은 갈수록 늘어 신암동 분원과 함께 파티마 의원을 개원했는데 이것이 현재의 대구 파티마 병원의 시작이다.
현재 대구 수녀원은 대구광역시 북수 사수동에 자리잡고 있다. 85년 12월에는 지금의 위치로 본원과 수련소를 이전했고, 수녀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수녀원을 분가하기로 결정하고 87년 포교 성베네딕도 서울 수녀원을 설립했다. 대구 수녀원에는 총 334명(2000년 6월 통계)이 함께 수도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의 선교활동도 80년대 이전까지 해외원조 등을 받기만 하는 상황에서 90년대 들어 받는 교회가 아닌 나누는 교회의 모습으로 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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