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교육당국이 일장기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 제창을 실시하도록 해당 학교 교장에게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담당주교=오오츠가 요시나오 주교)가 일본 정국 당국의 과거 침략사에 미화 작업에 대해 가톨릭 교육계가 신경쓰지 않고 순응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서한을 가톨릭계 교육기관에 발송했다.
「가톨릭학교의 일장기, 기미가요, 연호사용에 대한 바람」이란 제목의 서한에 따르면 많은 가톨릭 학교에서 일장기와 기미가요를 관례대로 계양하고 부르고 있다면서 이는 그리스도교 학교 본연의 자세를 읻은 자세이므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평협은 일장기와 기미가요의 강제 규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일장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람들에게 침략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있다. 과거의 침략과 식민지화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전후보상도 하지 않은 일본이 이 일장기를 국기로 제정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갖는다.
기미가요는 가사 내용이 천황을 일본의 통치자로서 찬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 헌법의 주권재민 원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이를 국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평협의 이번 서한은 이론의 과거사 미화가 아무런 지각없이 관행대로 행해지고 있는 가운데 울린 경종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에 그 전문을 소개한다.
주님의 평화
가톨릭 교육을 위하여 늘 헌신하시는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1999년에는 평화와 인권에 역행하는 여러 법률이 제정되고 8월에는 충분한 논의도 없디 국기 국가법이 성립되었으며 그후 히노마루(국기)와 기미가요(국가)의 규정이 보다 강제적인 형태로 엄격히 진행되고 있음은 주지하시는 사실입니다.
우리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는 이와 같은 사회정세를 염려하고 있으므로 귀 교육기관에 다음과 같이 요청하는 바입니다.
많은 가톨릭 학교에서는 외압도 없는 가운데 종래의 관습과 의례대로 일장기를 게양하고 기미가요를 제창하고 있는 사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같은 그리스도교 학교이지만 개신계 학교에서는 일장기를 게양하거나 가미가요를 제창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또 대다수의 가톨릭 학교에서는 학교 문서나 졸업증서 등의 연도 표시에 원호(元號=일왕연호)를 쓰고 있어 그리스도력인 서력을 쓰지 않는 것이 현상황입니다. 이것 또한 서력으로만 또 서력 우선으로 하고 있는 개신교계 여러 학교들과는 대조적입니다.
현재 가톨릭 학교는 그 존재가치가 의문시 되고 있다고들 합니다. 이는 학교경영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학교로서 본래 가져야할 자세 문제로 생각 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학교에서 이대로 눈의도 없이 히노마루를 게양하고 기미가요를 제창하며 그리스도력을 존중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 되어도 좋은 것인가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가톨릭 학교가 이 문제와 마주하여 「의례로서 당연하다」이유에서가 아니라 가톨릭 학교로서 복음의 빛에 비추어 히노마루와 기미가요 그리고 원호(일왕연호) 사용에 대한 자세가 처음부터 고쳐지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여러 행사들이 거행되는 시기이므로 반드시 검토하시길 바라 마지 않습니다.
덧붙여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히노마루와 기미가요의 강제적 실행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① 히노마루는 국기로서의 기원은 오래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대일본 제국 군대에 의한 침략의 상징으로서 인상지어져 있습니다. 과거의 침략과 식민지화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전후보상도 하지 않은 일본이 이 히노마루를 국기로서 제정하는 것에 대하여 강한 우려를 품고 있습니다.
② 기미가요의 가사는 천황을 일보의 통치자로서 찬미하는 것이며 이는 일본국 헌법이 정한 주권재민의 대원칙에 반대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천황제 군국주의가 범한 과오를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기미가요를 국가로 제정하는 것을 용인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재고하여 주시기를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일본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담당주교 오오크가 요시나오(大塚喜直)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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