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관한 논의는 주로 젊은이를 중심으로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표현돼 왔다. 반면 노인의 성에 대해서는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은 물론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다. 폐경이 지난 여성은 일반적으로 성적 감정이나 충동이 없는 것으로 여기며, 여성으로서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다. 또한 노인이 성적 활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도덕적이지 못한 것으로 간주돼왔다. 노인에게 있어서 성은 쇠퇴해 가는 생물학적 과정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심리·정서적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노인들이 성적 욕구를 억압하기보다 건강한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성적 관심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삶의 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신체를 움직일 수 있고 또 정신적인 판단 능력이 유지되는 한 성욕은 식욕과 다를 바 없다. 식욕이 없다고 음식을 계속 거부하지 못하듯이 성욕이 줄어들었더라도 성적 관심을 버리지는 못한다.

최근 매스컴이나 TV 드라마 등에서 노인의 사랑과 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존중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노년의 성 생활은 육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인 면인 사랑과 애정의 요소가 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 성을 통해 자신이 살아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고 한다. 노년의 성적 만족도는 생물학적이라기보다 사회·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인 저지나 억제, 정신 신체 피로감이나 실패의 두려움, 배우자에 대한 무료함 등이 성생활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년의 성 생활은 성 행위를 통한 남성 성기의 퇴화를 막고, 뇌 전두엽의 자극으로 뇌의 노화를 억제한다. 또한 세포의 산소 이용률을 증가시켜 심호흡의 효과를 얻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뇌의 엔돌핀 분비를 가져오며, 몸에 이로운 여러 가지 체내 물질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적절한 건강관리로 규칙적인 성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의 제 문제들을 극복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년에도 인간의 기본 욕구인 성욕은 감소하지 않으며, 흥분과 쾌감을 느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이때문에 노인 역시 에로틱한 만남을 꿈꾸고 성적 환상에 젖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를 갈망한다. 남성의 경우 80대 노인도 남성 호르몬이 젊은이의 80% 정도까지 분비되므로 적절한 성 생활 유지가 가능하다. 또한 성적 활동의 지속은 성 기능의 퇴화를 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노년기에도 정기적인 성 생활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생리적 삶 이상의 사랑과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서 사랑이란 인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모든 인간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상호 의존성이 증가하는 노년기에는 특히 서로를 위로하고 도울 수 있는 동반자로서의 친구 같은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