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사랑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고, ‘사랑하여라, 서로 사랑하여라’ 하면서도 정작 나는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고 떠난다고 말씀하신 김수환 추기경님!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분처럼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우리를 숙연하게 하시고 귀감이 되셨던 종교지도가가 과연 우리 곁에 몇 분 계셨던가 자문해 봅니다. 사랑을 그렇게 외치면서 나는 정작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셨다는 그 겸손하심이 우리 마음속에 늘 자리 잡고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가장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고 인도하셨음에도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셨다는 그 말씀은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얘기해도 이웃 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들을 외면하고 마음의 여유 없이 각박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나무라시는 말씀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가시는 듯해 매우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분은 가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남기고 가신 큰 뜻을 우리가 실천해야될 때가 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돌아가신 분이 고(故) 이태석 신부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설날 특선 영화로 ‘울지마, 톤즈’가 방영되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절망의 땅 남 수단에서 그중에서도 절망과 전쟁의 그늘 아래 버려진 땅 톤즈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 지난해 48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신 성직자입니다. 신부님은 의사요, 교사였으며, 그리고 음악가였습니다. 신부님은 톤즈땅의 버려진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자신의 삶을 투자하였습니다. 문둥병으로 썩어 들어가는 환자들의 고름을 짜고, 그들과 삶을 같이하였습니다. 그러다 암으로 쓰러지셨습니다. 톤즈의 어린아이들이 이태석 신부님을 하늘 나라로 떠나보내며 서툰 한국말로 흐느끼며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 곁을 떠난 뒤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사랑으로 온 국민을 보듬어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 어쩌면 추기경님의 사랑을 실천하다 돌아가신 고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기억하고 제 삶을 되돌아보며 지나온 일들을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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