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새롬음향 유양수(요셉·65)대표이사는 사순절만 되면 떠오르는 아주 특별한 체험을 간직하고 있다.
대학에서 탄전 및 유전조사를 전공한 유이사는 졸업직후였던 1962년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대한석탄공사 영월탄광 기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구절양장의 심심 산골인 영월탄광은 하늘이 600평이란 별호가 붙은 깎아진 듯한 절벽사이의 탄광촌이었다. 60년대 초 그곳의 생활상은 빈곤 그 자체였지만, 모두가 열심히 일했고 가족처럼 정겹게 지냈다고 한다.
그곳에는 광업소의 창고를 개조해 사용하던 공소가 있었다. 공소 회장은 바로 유이사의 직속 상관이었고 한해 먼저 입사한 선배였다. 그리고 측량을 하던 동료, 직접 막장에서 탄을 캐던 광부, 마을 주민 등 꽤많은 신자들이 주일이면 모여서 공소 예절을 바쳤다. 더욱이 한달에 한 주는 공소 잔칫날이었다. 영월본당 주임 신부가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기 때문이다. 이때마다 공소신자들은 미리 음식과 과일 등을 풍성히 준비해 두었다 함께 나누며 가족애를 나누었다.
『그때는 탄광촌 신자들 축제날이었어요. 모든 공소 신자들은 그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아요. 가족도 그런 가족이 없을만큼 서로를 아끼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때이기도 합니다』
그때도 사순절이었다. 유 이사는 출근하자마자 비보를 접했다. 공소회장직을 수행하던 바로 그 선배가 작업 중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유이사는 너무나 큰 상심과 슬픔에 휩싸였다고 한다. 그후 그는 정규학교에 가지 못한 불우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야간학교 교사를 5년간 담당했다. 그곳은 바로 사고로 타계한 선배의 피와 땀이어린 무료 야간학교였던 것이다.
젊었던 이 시절의 삶은 유이사가 신앙생활을 키워나가는데 초석이 됐다. 그는 그동안 서울대교구 꾸르실료 주간, ME 강남지구 대표부부 등을 역임했고, 현재 꾸르실료 영성연구소 소장, 백석동본당 총회장 겸 경기서부지구 평협회장, 절두산 순교 박물관 운영협의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교회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이사는 탄광촌에서의 생활이 지금까지 교회안에서 봉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됏다고 밝혔다.
유이사는 매년 사순절이면 새로운 결심을 한가지씩 하곤 했다. 하루 담배 3갑을 피던 애연가가 사순절에 담배를 끊었으며, 뜻있는 본당 신자 몇 명과 함께 한 불우시설과 자매결연을 맺어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가족들과 9일기도
올 사순절에는 가족들과 9일기도를 시작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사순절은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 보고 무엇이 하느님과 멀어졌는지 성찰해보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도록 노력해 나가는 삶, 그것이 사순절의 참된 의미인 것 같아요. 저 또한 이러한 사순절의 참된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주님 보시기에 좋은 자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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