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수영구 광안4동 1278번지.
멀리 파란 바다가 시야 가득 들어오면 마치 잘 꾸며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소담수업게 다듬어높은 정원이 안내하는 대로 입구를 따라 곧장 올라가면 손님맞이 언덕방을 정면으로 왼쪽에 수련원이 있고, 언덕방 뒤쪽으로 수녀회원들이 거주하는 침실이 자리잡고 있다.
안내 표지판 조금 못미쳐 오른쪽에 이해인 수녀의 글방이 방문객을 보며 방긋 웃는다. 『지금도 시를 쓰고 계실까』문득 호기심이 발동한다. 사랑의 음유시인인 이해인 수녀의 글방이 있는 곳, 그래서 더더욱 일반인들의 관심을 끄는 곳, 부산 성 베네딕도수녀회(총원장=진정숙 수녀)의 요람(수도원)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처럼 친근하고 푸근한 모습으로 다가선다.
베네딕도수도회 기원
부산 성베네딕도수녀회는 다른 베네딕도회수도회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역사적 출발점을 갖는다.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1520여년 전인 480년 이탈리아 누르시아에서 태어난 성 베네딕도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성인은 초대교회로부터 전해져 오던 동방과 서방의 수도전통을 종합하면서 그 시대상황에 맞는 수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베네딕도 규칙서」를 만들었다. 이 규칙서를 근간으로, 그 규율들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도회를 베네딕도수도회라고 부른다.
부산 성 베네딕도수녀회는 성 베네딕도회의 여러 수족 가운데 1319년 복자 베르나르도 톨로메이가 이탈리아의 시에나 올리베토 산(Monte Oliveto)에서 창설한 올리베따노 수족에 속한다(국내에 진출한 베네딕도수도회 가운데 왜관 성 베네딕도수도회와 포교 성 베네딕도수녀회는 오틸리엔 수족에 속한다).
부산 성 베네딕도수녀회 역사
부산 성 베네딕도수녀회는 처음 연길(당시 조선교회 연길교구)에서 시작됐으나 6·25동란을 겪으면서 51년 부산 초량동에 성분도 자선병원을 개원하면서 부산에서 새로운 수도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의 광안동에 자리잡은 것은 지난 65년이다.
부산 성 베네딕도수녀회는 올해로 한국 진출 70주년을 맞는다. 이 수도회의 한국 진출 역사는 1931년 9월 14일, 스위스 캄(Cham)에 있는 올리베따노 수족 성 십자가수녀원에서 6명의 수녀가 연길에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연길교구의 사목지역은 간도성의 4현(연길, 화룡, 훈춘, 왕청), 길립성의 2현(돈화, 액목), 빈강성의 3현(영암, 동영, 목단강)으로 전체 신자수는 1만1천764명에 달했다. 교구장인 베니딕도회 백테오도르 주교는 만주지방에 선교 수녀의 필요성을 절감, 스위스 캄에 있는 베네딕도수녀회에 수녀 파견을 요청하게 된다. 스위스 모원에서는 1931년부터 39년까지 모두 21명의 선교수녀를 연길에 파견했다.
연길의 수도공동체는 본방인 수녀양성에 힘서 35년에 4명의 첫서원자를 탄생시켰고 1946년 중국 공산당에 의해 수련원을 해산할 때까지 모두 20명의 수녀가 서원을 했다. 연길교구에서 보고한 1945년과 46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선교수녀가 파견된 본당이 9군데, 4개의 진료소를 운영했으며 국가공인 초등학교가 9개소, 소학교 16개교에 학생들은 5000여명에 달했다. 수녀회의 이러한 교육사업과 여러 봉사활동으로 연길교구는 자연스럽게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1947년 중국 공산당의 「사상통일정책」에 의해 수녀회가 해체되었고 파견되어온 수녀들은 모두 모원으로 추방당했다. 한국인 수녀 14명이 남하해 당시 노기남 대주교의 주선으로 청주 성심보육원에서 공동체생활과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스위스 모원의 도움으로 경기도 소사에 수녀원터를 마련했으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부산으로 피신해 1951년 부산 초량동에 성분도 자선병원을 열면서 새로운 수도생활을 재개했다.
이후 스위스 모원의 도움으로 경기도 소사에 수녀원터를 마련했으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부산으로 피신해 1951년 부산 초량동에 성분도 자선병원을 열면서 새로운 수도생활을 시작했다.
병원과 함께 본원도 계속 성장해 65년 지금의 광안동에 본원과 수련원 터를 잡았고, 1972년에 대리구로, 한국진출 50주년 해인 1981년 스위스 모원(母院)에서 독립해 교황청 수도자성에 속하는 자립수도회로 인가를 받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1년 2월말 현재 439명의 서원수녀와 68명의 예비수녀(지원자 및 수련자)등 총 507명의 수도회원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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