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본당 신자들이 서로 화목하면서 신명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로마 한인본당 김경석(프란치스코) 총회장은 이곳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한국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 있는 교포들은 언제나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이 절실하다. 현재 100여명의 신자들이 친교와 화합 속에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로마 한인본당(주임=이창수 신부·대구대교구)은 그래서 더욱 가족적이다. 더구나 이들은 세계 교회의 중심지인 로마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유학생, 자영업, 직장인 등 다양한 부류로 구성된 이곳 공동체는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성 요한 대학 부속 성당, 그레고리오 세떼모 성당, 예루살렘 성 십자가 성당 등을 전전하며 힘겹게 본당 공동체를 꾸려나왔다. 임시로 빌려 신앙생활을 했던 만큼 활동면에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마침내 교황청립 로마 한인 신학원 부속 「로마 한국 순교성인 성당」이 봉헌됨에 따라 공동체 활성화의 새로운 초석을 다지게 됐다.
로마 한인 본당은 전례, 여성, 청년, 구역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특히 여성분과 산하 성모회 회원들은 1988년 바티칸내 마더 데레사가 설립한 자선단체인 「도모니 마리아」에서 매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여기에 본당 주임 신부는 4개로 나뉘어진 구역을 매월 한번씩 방문해 미사를 집전하고 친교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성모회장 최은화(데레사)씨는 『객지에서 서로가 힘이 되어주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지만 본당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모든 신자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당 구성원들 중엔 로마로 유학온 성악가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따라서 성가대는 이 공동체의 큰 자랑이자 기쁨이다. 지난 99년 김수환 추기경이 로마 한인본당을 방문했을 때 성가대의 노래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이 성가대는 오는 5월께 산타 체칠리아에서 처음으로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앞으로 로마 한인본당 공동체는 친교와 화합을 통해 다져진 힘을 다른 이웃들과 나누는데 보다 앞장 설 계획이다. 매년 실시해온 자선 바자를 더욱 활성화시켜 더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기로 했다.
이창수 주임 신부는 『이제 한인본당 설립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신자들이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서로 위로하고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본당과 공동체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로마에서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 중인 한국 교회 주교단은 3월 25일 오전 11시 한인신학원 부속 성당에서 로마 거주 사제단과 신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한인 본당 신자 30명에게 견진성사를 줄 예정이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